"성폭행 지적하면 '꼴페미' 공격"..인하대 대자보 성차별적 문화 비판

이정민 2022. 7. 26.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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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내 학생 성폭행 추락사 사건이 발생한 인하대에서 성차별적 대학 문화를 비판하는 학생들의 대자보가 잇따라 게재됐다.

A씨가 작성한 대자보에는 "이번 사건으로 실추된 '위신'은 무엇이냐. 이 학교에서 공공연하게 떠드는 이들의 위신은 너무 무겁게 다뤄지지만, 반면 숨죽여 말하는 이들의 위신은 너무 가볍게 다뤄진다. 누구는 '갑자기' '상관없는 사람' 때문에 '잠재적 가해자'로 불려서, '입결과 학벌'이 떨어져 '남성'으로서, '대학생'으로서 위신이 무너졌다고 말한다. 이들은 공공연히 자기 체면이 무너져 화가 난다 떠든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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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정민 기자] 캠퍼스 내 학생 성폭행 추락사 사건이 발생한 인하대에서 성차별적 대학 문화를 비판하는 학생들의 대자보가 잇따라 게재됐다.

25일 익명의 인하대생 A라고 밝힌 한 학생은 교내에 '당신의 목소리를 키워 응답해주세요'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인하대 교내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A씨가 작성한 대자보에는 "이번 사건으로 실추된 '위신'은 무엇이냐. 이 학교에서 공공연하게 떠드는 이들의 위신은 너무 무겁게 다뤄지지만, 반면 숨죽여 말하는 이들의 위신은 너무 가볍게 다뤄진다. 누구는 '갑자기' '상관없는 사람' 때문에 '잠재적 가해자'로 불려서, '입결과 학벌'이 떨어져 '남성'으로서, '대학생'으로서 위신이 무너졌다고 말한다. 이들은 공공연히 자기 체면이 무너져 화가 난다 떠든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자 의대생들이 단톡방에서 여학우들을 성희롱하고 총학생회 남 후보가 여학우를 스토킹했을 때도 누군가는 성급히 일반화하지 말고 잠재적 가해자로 몰지 말라는 말을 했다"라며 교내 성희롱·성폭력이 발생했던 사건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학내 성폭력과 성차별 문화를 지적하면 '꼴페미', '메갈X'으로 공격당할까 봐 검열하는 사람들, 이윤을 우선시한 학교 측 조치로 해고당했을 경비노동자들, 그들은 화가 나도 참고 숨죽여 말해야 했다"라며 "이젠 이들이 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인하대에 붙은 대자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어 26일에는 '성차별을 성차별이라 부르지 못하고'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익명의 인하대생 B라고 밝힌 학생은 대자보에서 "대학가에서 여성이 모욕당하고 성적 폭력의 대상이 되고 있다"라며 "우리는 이 모든 사건을 개별화해 개인의 일탈, 숨기고 묻어야 할 오류로 치부하기에 급급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성차별은 실제로 일어난 모든 사건과 그것들을 상관하는 총체"라며 "이번 인하대 사건에서 성차별을 읽어내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성급하지 않다"라고 했다.

앞서 지난 15일 인하대 단과대학 건물에서 여학생이 같은 학교 남학생에게 성폭행당한 뒤 추락해 숨졌다. 경찰은 준강간치사 등 혐의로 가해자인 인하대 1학년생 A(20)씨를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

/이정민 기자(jungmin7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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