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 학원 다니는 아프간 외과의사..특별기여자들은 어디에?

정영재 기자 2022. 7. 2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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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해외인력' 대안 있어도 손 놓은 현실
[앵커]

뉴스룸은 오늘(26일)도 인구 붕괴 문제를 집중 보도합니다. 어제 '문제'를 짚었다면, 오늘은 '대안'을 찾아봤습니다. 찬반이 갈리지만, 유력한 대안은 역시나 '외국인 노동자'와 '이민자'입니다. 하지만, 우리 현실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온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의료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무관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병원에 정식 고용된 사람은 단 1명뿐입니다. 왜 이런 상황까지 벌어졌을까요.

현지 의사였던 칼리드 씨를 정영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파란 가운을 입고 수술실에 선 외국인.

환자를 보는 의사는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한국병원'에서 일했던 '무함마드 칼리드'입니다.

15년 경력, 실력 있는 가정의학과와 외과 전공의였습니다.

한국에 온 칼리드는 지금 충북 오송 한 병원에 있습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건 환자 다리를 잡아주고 허드렛일하는 게 전부입니다.

우리나라는 외국 의사 면허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력은 있지만 쓸 데가 없습니다.

[박성준/베스티안병원 화상외과장 : 실제로 얼마 전에 아까 봤던 환자는 폐렴이 생겼는데 약재 같은 걸 서로 공유해서 지식을 조금 더 도움받아서 환자분이 낫는 데 도움이 된 경우도 있었거든요.]

그나마 칼리드는 운이 좋습니다.

지난해 함께 온 아프간 특별기여자는 78가족 389명.

절반이 의료 인력이지만 공장이나 조선소에서 일합니다.

칼리드는 간호조무사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외국인 의사의 연구목적 진료는 일부 허락했지만, 승인 절차도 어렵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병원에서 일하고 싶어서입니다.

번역기로 한 글자씩 바꿔 풀어나갑니다.

[칼리드/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 구글 번역기로 여기서 번역해요. 그래서 다음에 생각해요. 이거는 질문이 뭐라고 해요. 다음에 여기서 이거는 할 수 있어요. 너무 어려워요.]

언어 장벽만 뛰어넘으면 얼마든지 환자들을 도울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서울 수도권을 빼면 지역 의료 인력은 모자라다 못해 붕괴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입니다.

특히 응급, 중증, 외상 분야는 의사는 물론 간호조무사, 요양 인력조차 구하기가 힘듭니다.

자원하는 사람이 없으니 현장 근무 여건은 더 열악해지는 악순환에 빠져 있습니다.

[칼리드/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 제 계획은 이 병원에서 무언가를 배워서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친구들과 나누는 겁니다.]

열악하고 힘든 여건에서라도 일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 인력을 다시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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