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 학원 다니는 아프간 외과의사..특별기여자들은 어디에?
뉴스룸은 오늘(26일)도 인구 붕괴 문제를 집중 보도합니다. 어제 '문제'를 짚었다면, 오늘은 '대안'을 찾아봤습니다. 찬반이 갈리지만, 유력한 대안은 역시나 '외국인 노동자'와 '이민자'입니다. 하지만, 우리 현실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온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의료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무관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병원에 정식 고용된 사람은 단 1명뿐입니다. 왜 이런 상황까지 벌어졌을까요.
현지 의사였던 칼리드 씨를 정영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파란 가운을 입고 수술실에 선 외국인.
환자를 보는 의사는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한국병원'에서 일했던 '무함마드 칼리드'입니다.
15년 경력, 실력 있는 가정의학과와 외과 전공의였습니다.
한국에 온 칼리드는 지금 충북 오송 한 병원에 있습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건 환자 다리를 잡아주고 허드렛일하는 게 전부입니다.
우리나라는 외국 의사 면허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력은 있지만 쓸 데가 없습니다.
[박성준/베스티안병원 화상외과장 : 실제로 얼마 전에 아까 봤던 환자는 폐렴이 생겼는데 약재 같은 걸 서로 공유해서 지식을 조금 더 도움받아서 환자분이 낫는 데 도움이 된 경우도 있었거든요.]
그나마 칼리드는 운이 좋습니다.
지난해 함께 온 아프간 특별기여자는 78가족 389명.
절반이 의료 인력이지만 공장이나 조선소에서 일합니다.
칼리드는 간호조무사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외국인 의사의 연구목적 진료는 일부 허락했지만, 승인 절차도 어렵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병원에서 일하고 싶어서입니다.
번역기로 한 글자씩 바꿔 풀어나갑니다.
[칼리드/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 구글 번역기로 여기서 번역해요. 그래서 다음에 생각해요. 이거는 질문이 뭐라고 해요. 다음에 여기서 이거는 할 수 있어요. 너무 어려워요.]
언어 장벽만 뛰어넘으면 얼마든지 환자들을 도울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서울 수도권을 빼면 지역 의료 인력은 모자라다 못해 붕괴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입니다.
특히 응급, 중증, 외상 분야는 의사는 물론 간호조무사, 요양 인력조차 구하기가 힘듭니다.
자원하는 사람이 없으니 현장 근무 여건은 더 열악해지는 악순환에 빠져 있습니다.
[칼리드/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 제 계획은 이 병원에서 무언가를 배워서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친구들과 나누는 겁니다.]
열악하고 힘든 여건에서라도 일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 인력을 다시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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