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종철 고문치사 전날, 내무부장관이 남영동 와서 지침"
1980년대 말, 경찰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더 추적해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때, 심문 과정에 참여한 경찰관을 어렵게 만났습니다. 이 경찰관은 당시 내무부 장관이 경찰에 지침을 내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이어서 연지환 기자입니다.
[기자]
JTBC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에 관여했던 전직 경찰관 A씨를 접촉했습니다.
당시 심문 과정에 가담했던 A씨는 사건 하루 전날 김종호 내무부 장관이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아왔다고 말했습니다.
[A씨/당시 대공 수사관 : 13일 날 온 거 아닙니까. 김종호 정치인 아닙니까? 장관이, 장관이 뭐 하려고 옵니까.]
A씨는 단순히 방문만 한 건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당시 대공 수사관 : (내무부 장관이) 왜 술 받아주고 점심 사주고 격려금 주고 갑니까. 그리고 왜 그걸 메시지를 전달합니까.]
당시 장관의 메시지는 대통령 임기가 1년밖에 안 남았으니 3월 개학 전까지 모든 사건을 끝내란 지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튿날인 1월 14일 고문치사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A씨/당시 대공 수사관 : 위에 사람들은 자기도 승진하고 그거 하고 뭐 해야 할 거 아닙니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움직일 수밖에 없는 거 아닙니까.]
A씨는 고문치사 혐의가 인정돼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A씨/당시 대공 수사관 : 우리가 하수인, 별생각 다 들은 거 아닙니까. 지금까지도 그리고 평생 그렇게 살아야 하겠죠.]
당시 상황이 A씨에게 면죄부를 주는 건 아닙니다.
A씨는 다만 신설되는 경찰국이 인사권을 이용해 과거처럼 수사에 개입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A씨/당시 대공 수사관 : 경찰이고 조직에서는 인사권 최고 아닙니까. 정치적으로 이용 안 한다고 하는 보장이 어디 있습니까?]
JTBC는 당사자로 지목된 김 전 장관의 입장을 들어보려 했지만, 김 전 장관은 4년 전 별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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