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 폭염대책으로 모텔? "방도 못 구해"
[앵커]
'대프리카'로 불리는 대구에서 주거 취약계층은 여름 나기가 더 힘들죠.
특히 에어컨도 창문도 없는 쪽방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하루하루가 고통인데요.
대구시가 쪽방 주민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냉방설비를 갖춘 모텔을 임대해주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합니다.
안혜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비좁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다닥다닥 쪽방이 붙어 있습니다.
선풍기 하나로 더위를 식혀 보지만 뜨거운 바람만 나옵니다.
복도가 창문도 없이 이렇게 사방으로 막혀 있어서 쪽방 주민들은 더위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더위에 잠 못드는 밤이 더 괴롭습니다.
[쪽방 거주민/음성변조 : "아무래도 창문이 작으니까 환기가 안 되고 그러다 보니까..."]
하지만 이제는 쪽방 주민들이 시원한 곳에서 잘 수 있게 됐습니다.
대구시가 9월 초까지 모텔을 임대해 주민들이 거주할 수 있게 해 준 겁니다.
[이석균/모텔 입주 쪽방 주민 : "완전 천당이죠. 천당. 하느님이 사는 곳이죠. 그리고 방도 넓고, 마음이 넓어지잖아."]
그런데 방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당장 35명을 모텔로 보내기로 했지만 아직 8명 분밖에 방을 구하지 못한 상황.
여름 성수기 장기 투숙할 방이 없는 데다, 모텔 측이 쪽방 주민을 꺼리기 때문입니다.
대구시가 지원하는 금액이 월 40만 원 정도여서 모텔 업주들은 사업 참여에 소극적입니다.
[모텔업자/음성변조 : "어쩔 수 없어서 받아줬고, 방세가 우리가 70만 원씩 하는 거 40만 원에 줬는데, 내가 많이 손해를 볼 순 없잖아."]
애초 대구시는 폭염 기간 냉방 설비를 갖춘 빈 임대주택을 제공하기로 했지만, 물량이 없어 한 건도 추진하지 못했습니다.
이달 들어 부랴부랴 쪽방촌 폭염 대책으로 모텔을 대안으로 내 놨지만, 미숙한 준비로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KBS 뉴스 안혜리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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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리 기자 (pot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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