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감세 프레임' 집중하는 野.. '文 경제실정' 반격하는 與
여당, 소주성·탈원전으로 역공
여야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네 정권 탓'을 하며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이날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에 '부자감세' 프레임을 씌우면서 비판했다. 반면 여당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대책, 탈원전 정책 등을 문제 삼으며 역공을 펼쳤다.
특히 한덕수 국무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현 시점에서 봤을 때 과거 (정부의) 정책 초점은 여러 주택을 가진 사람은 투기꾼이고 사회적인 악을 퍼트리는 사람이라고 봤다"며 "이제는 경제적인 시각으로 바꿔야 한다"고 저격했다.
◇신동근 "'尹 정부' 약자와의 동행 사기"vs 한덕수 "'文정부' 부동산 보유자 적으로 돌려"
한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종부세·법인세 인하 정책기조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신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감세정책이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하는데 종부세도 대폭 삭감했다"며 "2% 국민이 중산층이고 서민이냐"고 물었다. 정부가 지난 21일 종부세 기본공제금액(6억원→9억원)과 1주택자 종부세 과세 기준선(11억→14억원)으로 올린다고 발표한 정책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한 총리는 이에 대해 "주택 수요를 세금에 의해서만 줄여서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은 그렇게 바람직한 정책은 아니다"며 "종부세의 기본 원칙은 부동산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의 일환으로 종부세 부과를 강화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신 의원과 한 총리는 법인세 공방도 벌였다. 신 의원은 "정부 계획대로 법인세 최고세율을 22%로 내리면 대기업 한 곳이 중견·중소기업에 비해 1만7200배 혜택을 받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득세·법인세 종부세·전부 따져보면 재벌 대기업과 고소득층 세수 감소 효과는 7조7000억원인 반면 서민·중산층·중견·중소기업 합치면 4조6000억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한 총리는 "그 동안 경제의 높낮이가 있었기 때문에 확정적으로 얘기하긴 어렵다"며 "조세 기본적 이론에서 감세는 중장기적으로 경제규모의 확대를 가져온다"고 반박했다.
◇"부자감세·강자동행" vs "저소득층 세감면 폭 높였다"
신 의원은 한 총리의 답변 직후 "정부와 국민의힘이 소수 부유층을 위한 혜택 주기에 몰두하고 있다"며 "약자와의 동행, 경제 민주화는 사기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민의힘을 "익숙한 강자와의 동행, 부자와의 동행"으로 규정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소리치며 반발했다. 다음 질의자인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신 의원이 약자와의 동행이 사기라고 한 건 공식적으로 사과를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이 국민이 오해하실 수 있는 발언을 했다"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추가 설명을 요청했다.
발언 기회를 얻은 추 부총리는 "지금 경제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기업, 일반 중산·서민층에 세금을 더 걷기보다 조금이라도 가처분 소득을 높여야 한다"며 "국민들의 팍팍한 생활을 조금이라도 보태드리는 게 저희의 도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제개편안을 마련하면서 균형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득세제 개편을 두고 "고소득층에 너무 많은 세금 감소가 이뤄지지 않도록 1억20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에는 공제 절대금액을 줄여서 혜택이 더 커지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금을 적게 내는 분들은 세금 10만원 20만원이라도 더 소중하고, 소득이 높은 분들은 100만원·200만원이 상대적으로 그분들보다 덜 소중한 것"이라며 "현재 내는 수준에서 하위구간 계신 분들이 세금감면 폭이 커지도록 디자인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법인의 경우도 상위구간 법인세를 좀 내리기도 하지만 특히 중소기업 그리고 중견기업 감면폭이 상대적으로 더 크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文정권 소주성·그린뉴딜·탈원전도 도마 올린 與
조 의원은 이어진 질의에서 "문재인 정권 5년은 비과학적 정치방역과 탈원전 정치가 과학을 압살해버린 반지성의 시간"이라며, 전임 정부에서 오는 2025년까지 총 160조원 투입을 계획한 '그린뉴딜'을 리셋(reset)할 것인지 한 총리에게 물었다.
한 총리는 "디지털 그린 전환이라는 방향에 공감할 수 있다"면서도 "민간이 자생적으로 혁신생태계를 조성해서 그린딜을 지속 가능하게 끌어갈 수 있는 체제로 바꿔야 하지 않는가"라고 답변했다. 문재인 정부보다 그린 뉴딜 정책에 정부 재정 투입을 축소할 가능서잉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조 의원은 또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약 3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해외유출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외국기업 유치와 지역경제 발전 도모를 하기 위한 윤석열 정부의 최저임금의 지역별 차등화 정책 계획에 관해 물었다.
한 총리는 최저임금 차등화와 관련해 "찬반 이견이 크고 입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업종별 차등 적용은 올해 최저임금위에서 정부의 업종별 차등 적용 심의 관련 기초자료 연구를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내년 3월 정도까지 제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은 탈(脫)원자력발전에 대해 '전기요금 인상 책임이 전 정부 탈원전에 있다'는 취지의 지적을 했다.
이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저원가의 원전 비중이 줄고 고원가의 액화천연가스(LNG) 비중이나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진 것이 상당 부분 요금 인상 요인"이라며 "지난 정부 기간 원전 비중은 3%포인트 줄었고, (대체연료인) LNG나 재생에너지 비중은 5%포인트 늘었다"고 답변했다.이 장관은 또 올해 10월 예정된 전기요금 인상에 관해선 "지난 정부에서 연료비 상승에 따른 9.8원 인상분이 있었는데, 1월에 올려야 하는데 4월·10월로 나눴다"며 "4월에 4.9원이 올랐고 10월에 4.9원이 또 오르게 돼 있다"고 말했다.
김세희·한기호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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