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봐야 돼".. 코로나로 아픈 바이든, 벌떡 일어난 이유

우경희 기자 2022. 7. 2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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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확진으로 격리 중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캐슬린 힉스 국방부 차관,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한 반도체 법 관련 화상 회의 중 기침을 하고 있다. (C) AFP=뉴스1


코로나19(COVID-19)에 확진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난다. 고령의 나이로 돌파감염에 노출된데다 상당한 증상을 앓은 것으로 알려진 바이든 대통령이지만 화상으로라도 최 회장을 만나기를 원했다. 유일한 슈퍼파워 미국 대통령이 SK그룹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 현장에서는 일자리와 선거를 두가지 키워드로 본다.

최태원의 투자보따리, 바이든을 일으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건강이상설에 가장 민감한게 바이든 행정부다. 22일엔 경제보좌관 회의를, 26일엔 반도체법 관련 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하는 모습을 공개하는 등 건재를 과시했다. 그럼에도 코로나로 인한 몸살과 인후통을 호되게 앓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석상에서도 기침이 잦았다. 건장한 성인도 일주일은 쉬어야 하는 증상이다.

그런 바이든 대통령이 현지시간 26일(한국시간 27일 새벽 3시) 최 회장을 만난다. 핵심엔 SK그룹이 미국에서 진행할 대규모 투자계획이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2030년까지 미국에 52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이 중 절반 가량은 전기차배터리와 수소 등 친환경 분야에 투자하겠다고"도 했다. 미국으로서는 쌍수를 들 일이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계열 배터리제조사 SK온을 통해 미국 조지아주에 초대형 배터리 생산기지를 짓고 있다. 포드와 합작해 켄터키와 테네시에도 추가로 공장 세 곳을 짓는다. 반도체분야에선 미국 내 지원 확대 정책에 발맞춰 SK하이닉스의 현지 투자 확대도 검토 중이다. 이차전지와 반도체라는 양대 핵심사업에서 미국 내 생산능력을 크게 늘린다는 의미다.

대형 제조설비 투자는 협력사들의 동반투자를 불러온다. SK실트론이 미국에 전기차용 소재 생산을 위해 미국에 6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SKC의 동박사업이나 SKIET의 분리막 사업도 미국 생산능력 확충을 진행하거나 계획 중이다.

투자는 곧 일자리다. 특히 SK그룹의 투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내용과 정확히 일치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기차 등 미래모빌리티에 미국 내 부품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반도체부문에서는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면서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신설 계획에 대한 특단의 지원을 약속했다. 모두 SK가 일정정도 충족시켰거나 충족시켜줄 수 있는 조건들이다.

중간선거 앞두고 일자리 확보? "땡큐 SK" 나올까
(부산=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에서 2030부산엑스포 부지를 둘러보며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31/뉴스1
SK의 투자규모를 감안할 때 바이든 대통령과 최 회장의 만남이 11월로 다가온 중간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선거를 약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는 썩 좋지 않다. 상당한 유권자들이 정권심판론을 제기하는 가운데 대규모 추가 외자유치와 이에 따른 일자리 확보가 이뤄진다면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호재다.

상·하 양원의원을 선출하는 중간선거는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격이다. 미국 내에서 실시되는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2018년 중간선거를 앞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도 나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을 당선시키는데 기여한 애리조나, 위스콘신, 조지아, 미시간, 펜실베니아 등 주도 그에게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내에서 경제상황이 투표권, 생계비 등과 함께 최대 이슈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직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점도 행정부의 마음을 급하게 한다. 한국기업을 통한 핵심전략물자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놓치기 힘든 카드다.

재계는 최 회장이 이번 면담을 통해 미국 내에서 추가로 투자계획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최 회장이 바이든 대통령과 교감하는게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해 평택 반도체공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고, 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도 따로 만났지만 최 회장과는 첫 만남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과 바이든 대통령의 회담이 미국의 반도체산업 육성법안 처리 직전에 이뤄진다는 것 자체가 의미심장하다"며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에 사활을 건 상황인 만큼 만약 SK의 반도체 관련 투자가 발표된다면 한미 양국관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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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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