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60% '스태그플레이션' 진단.."물가-임금 소용돌이 우려"

이윤화 2022. 7. 2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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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제학자들이 6%대 고물가 상황에서 성장률 전망치는 점차 낮아지는 현재 경제 상황을 두고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침체)이라고 보는 시각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우리나라는 물가 상승과 경기 부진이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자 응답자 54%가 '징후가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초기 진입 단계'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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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학회 '스태그플레이션' 설문 조사 공개
응답자 "54%가 스태그 초입, 5%는 이미 진행 중"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우리나라 경제학자들이 6%대 고물가 상황에서 성장률 전망치는 점차 낮아지는 현재 경제 상황을 두고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침체)이라고 보는 시각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아직 경기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아니므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지속) 국면이지 경기 부진 단계는 아니라는 주장도 적지 않아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학회가 26일 발표한 스태그플레이션 관련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재 경기 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보는 쪽과 아직은 아니라는 의견이 59% 대 41% 정도로 나뉘었다. 이번 조사는 경제학자 39명을 대상으로 이달 11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물가 상승과 경기 부진이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자 응답자 54%가 ‘징후가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초기 진입 단계’라고 답했다. 5%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는 상태’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반면 41%는 ‘인플레이션은 존재하나 경기 부진은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물가는 상승하고 있으나 아직 본격적인 경기후퇴를 시작되지 않은 스태그플레이션의 초기 진입 단계라고 할 수 있다”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초기 진입 단계라고 주장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스태그플레이션 자체는 이미 진행 중인 상황으로 이러한 측면에 따른 위험성과 불안요인이 반영되어 외환시장과 금융시장 불안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인플레이션 상황은 맞지만 경기 부진은 아니라고 본 경제학자들도 있었다. 윤영진 인하대 교수는 “산업생산 등 지표를 볼 때 경기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승덕 성균관대 교수 역시 “잠재성장률 그리고 앞으로 경제가 움직일 경로를 고려할 경우 경기 부진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대내외 경제환경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지만, 물가 상승 예상과 향후 경기 하방 위험이 크다는 것엔 대부분 동의했다. 응답자 47%는 ‘현재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고 경기 부진 우려가 있다’고 봤고, 42%는 ‘현재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웃도나 긴축 통화정책으로 이후 하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승덕 성균관대 교수는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아니어도 경기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2%가 “유동성 이슈와 비용 충격이 함께 발생해 물가 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고 답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을 회수할 수 있다고 본 응답자는 13%, 비용 상승 충격으로 물가가 오른 만큼 유동성 회수의 필요성과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한 응답자는 5%에 수준에 머물렀다.

윤영진 교수는 “최근의 물가상승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원달러 환율 상승의 전가효과에 더하여 거리두기 종료에 따라 그간 억제되었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데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도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진단과 별개로 스태그플레이션의 경우 가장 우려하는 현상으로는 ‘물가-임금 소용돌이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고착화(28%)’에 대한 응답이 가장 높았다. 이어 ‘자산 가격의 변동성이 커져 자산시장이 불안정해지면 발생하는 금융시장의 위험 증가(21%)’, ‘일자리 축소에 따른 빈곤 증가와 물가상승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로 불평등 심화(18%)’, ‘경기 대응에 지나치게 초점을 두면서 경기 악화가 심화하는 상황(13%)’ 순으로 나타났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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