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철우의 과학풍경] 달리는 이산화탄소 포집 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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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갖가지 정책 실천과 연구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연구진은 달리는 열차 차량의 앞쪽 통풍구로 들어오는 공기에서 이산화탄소를 걸러내고 공기는 다시 뒤쪽으로 내보내는 방식으로 탄소를 쉽게 포집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입증했다.
달리는 탄소 포집 열차는 이미 있는 기술을 새롭게 배치해 조립하고 익숙한 교통수단을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이 기발한 아이디어 기술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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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의 과학풍경]
오철우 |서울과학기술대 강사(과학기술학)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갖가지 정책 실천과 연구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미 대기에 배출된 탄소를 회수하려는 탄소 포집 프로젝트도 이어진다. 글로벌 탄소포집저장 연구소(GCCSI)의 지난해 10월 보고서를 보면, 전세계에 27개 탄소 포집 프로젝트가 운영 중이며 절반인 14개가 미국에서 가동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108개 프로젝트가 개발 단계에 있다고 한다.
탄소 포집 프로젝트의 효과에 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도 많다. 공기를 대량으로 빨아들여 탄소를 걸러내고 격리, 저장하는 사업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문제는 경제성에 있다. 탄소 포집 과정에 많은 에너지와 비용이 들어가고 게다가 넓은 부지를 선정해 거대한 공기청정기 같은 시설을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런 가운데 탄소 포집 장치를 작게 만들어 열차에서 가동하자는 색다른 아이디어 기술이 국제학술지에 제안됐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과 미국 에너지 스타트업 연구진은 학술지 <줄>(Joule)에 ‘철도 기반의 직접 탄소 포집’이라는 제목의 표지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달리는 열차 차량의 앞쪽 통풍구로 들어오는 공기에서 이산화탄소를 걸러내고 공기는 다시 뒤쪽으로 내보내는 방식으로 탄소를 쉽게 포집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입증했다. 탄소는 액체로 저장해 철도망을 따라 적절한 장소로 옮겨 수거한다. 대규모 시설이나 부지가 필요 없고 에너지를 많이 잡아먹는 대형 공기흡입 장치가 없어도 된다.
게다가 연구진은 탄소 포집에 들어가는 전력을 모두 열차 안에서 얻을 수 있게 했다. 열차가 정차, 감속할 때 많은 에너지가 버려지는데, 이를 알뜰하게 모아 전기에너지로 배터리에 저장해두고 탄소 포집을 가동하는 전력으로 쓴다. 열차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달아 에너지를 보충한다. 연구진은 열차 한 대가 한 해 동안 탄소 3000톤을 포집할 수 있다는 계산 결과를 제시했다. 많은 열차에 기술을 적용하면 포집 탄소량은 무시할 수 없는 규모가 된다.
달리는 탄소 포집 열차는 이미 있는 기술을 새롭게 배치해 조립하고 익숙한 교통수단을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이 기발한 아이디어 기술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증된 건 아니니까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확인하려면 열차를 시험 운영하는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달리는 탄소 포집 열차는 기후위기와 폭염을 겪는 한여름에 작은 희망을 실은 소식으로 전해진다. 물론 지구 기후위기의 규모를 생각하면 사후적인 기술 해법에 의존하기보다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의 발걸음이 여전히 중요함은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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