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사태' 폭풍전야.. 14만 전체 경찰회의 열린다

이진혁 2022. 7. 2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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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일선 경찰의 움직임에 대해 윤 대통령과 이 장관이 거친 발언을 쏟아내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 회의가 확대 결정은 정부 측의 강경 기조와 이에 동조하는 윤 후보자 등 경찰 지휘부의 움직임에 대한 일선 경찰의 반발로 해석된다.

오는 30일 경찰 전체회의에 실제로 1000명 이상의 경찰관이 참석해 또다시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다면 윤 후보자의 영(令)은 더욱 서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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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국 신설' 국무회의 통과
尹대통령·李장관 경고에도
일선 경찰들 반발 수위 높여
윤희근 취임 전 리더십 '흔들'
류 총경 대기발령 철회 촉구. 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지부와 경찰청주무관노조 조합원들이 2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류삼영 총경 대기발령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경찰국 신설을 앞두고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 총경에 대한 인사발령을 취소할 것과 회의 참석자들에 대한 감찰 조사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헌법과 법에 따라 추진하는 정책과 조직개편안에 대해 집단적으로 반발한다는 것이 중대한 국가의 기강 문란이 될 수 있다."(윤석열 대통령)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으로 대단히 부적절하다,"."부화뇌동으로, 대단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일선 경찰의 움직임에 대해 윤 대통령과 이 장관이 거친 발언을 쏟아내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경찰청이 단체행동 금지 등 복무규정을 준수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내는 등 경찰 지휘부에서도 정부 강경 대응에 동참하고 있다. 일선 경찰들도 반발 수위를 높여가는 분위기다. 오는 30일 예정된 경감·경위급 현장팀장회의도 전체 경찰회의로 확대가 예고됐다. 또 일선 경찰의 반발이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로 향하면서 취임 전에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만 전체 경찰회의로 확대

처음 현장 팀장 회의를 제안한 서울 광진경찰서 김성종 경감은 26일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당초 팀장회의를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개최하려 했으나 현장 동료들의 뜨거운 요청들로 '전국 14만 전체 경찰회의'로 변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경감은 "오는 30일 오후 2시 14만 전국 경찰은 지난주 개최한 총경회의와 동일한 주제로 회의를 연다"며 "총경들에게 하셨던 불법적인 해산명령을 저희 14만 전체 경찰에도 똑같이 하실 건지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경감은 전일 이상민 장관의 '쿠데타' 발언을 의식해 "이번 회의는 총, 무기와는 1도 관계없는 광진서 수사과 경제6팀장인 저 혼자서 기획하고 추진하는 토론회이므로 '쿠데타'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썼다.

이번 회의가 확대 결정은 정부 측의 강경 기조와 이에 동조하는 윤 후보자 등 경찰 지휘부의 움직임에 대한 일선 경찰의 반발로 해석된다.

특히 경찰청은 전일 '복무규정 준수 강조 지시'라는 경찰청장 명의 공문을 18개 시·도 경찰청에 내려보냈다. 구체적으로 상관의 직무상 지시와 명령을 따르지 않고 국민의 신뢰가 실추될 수 있는 집단적 행위를 금지한다고 적시했다. 또 의사 표현 등을 이유로 상관에게 직무상 신고를 하지 않는 근무 태만 행위와 내부망과 사회관계망(SNS) 게시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상·하급자를 비난하는 행위도 금지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자도 전날 퇴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전국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에 대해 대기발령 철회가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또 그는 일선 경찰에게 보낸 서한문을 통해서는 경위·경감급 회의 등과 유사한 모임이 개최될 경우 엄정한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일선 경찰의 반발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 앞에는 "국민의 경찰은 죽었다" 등 경찰관들 명의의 근조화환 수십개가 전시됐고 관련 1인시위도 진행됐다. 부산, 전북, 울산 지역 등에서는 류 총경의 대기발령 조치를 비판하는 1인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포착됐다.

아울러 이날 경찰 직장협의회는 경찰국 신설안에 반대하는 입법 청원에 나서기도 했다.

■흔들리는 차기 청장 리더십

경찰 내부망에서는 윤 후보자에 대한 날 선 비판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취임하기도 전부터 후보자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경찰 내부망에서는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윤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윤 후보자의 서한문 게시글에는 수백개의 실명 댓글이 달렸다. "스스로 사퇴하라", "후배에게 부끄럼 없는 선배가 되길 바란다", "조직 자존심을 지켜달라" 등 대부분 서한문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오는 30일 경찰 전체회의에 실제로 1000명 이상의 경찰관이 참석해 또다시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다면 윤 후보자의 영(令)은 더욱 서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행안부 경찰국 신설안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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