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끝나자 '최저임금' 용접원 모집..대우조선 본사·하청 임금 2배 차이
파업 끝낸 협력사 인력 모집
청소·보조 등 단순작업만 맡겨
대우조선 "상생모델 만들것"
◆ 노동시장 이중구조 ◆
'용접원 모집. 시급 9160원 이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 식사비 제공(1식).'
두 달 가까이 이어진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이 종료되자마자 경남 거제시 소재 대우조선 사내 협력업체들은 인력 모집에 나섰다. 현장 보조, 윙카·유도라인 설치, 전기 작업, 선박 청소 등 하청업체별로 모집 분야는 달라도 시급은 모두 현행 최저임금인 '9160원 이상'으로 같다. 만약 최저임금을 받는다면 하루 8시간씩 일하고 주휴수당을 포함해도 월 급여가 대략 180만원인 조건이다.
옥포조선소 1도크에서 '옥쇄 농성'을 했던 유최안 하청노조 부지회장은 지난 1월 기준으로 228시간을 일하고 207만5910원(세후)을 받았다. 용접공 경력이 22년임에도 시급은 1만350원에 불과했던 셈이다.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6700만원이고,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신입 직원 연봉도 4400만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업무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하청업체와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조선업 불황기를 거치면서 국내 조선 3사의 직영 기능직 인력은 2015년 3만2698명에서 올해 5월 2만921명으로 34% 줄었다. 같은 기간 사내 협력사 기능직은 11만6176명에서 4만2306명으로 64% 감소했다. 고용 불안도 하청업체에서 더 컸다는 의미다.
조선사 하청업체 직원이 최저시급을 받게 된 데 대해 원청 조선사가 기술·노하우가 축적될 만한 작업을 협력사에 맡기지 않은 게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도 있다.
협력사의 임금 수준이 조선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철강업계도 유사한 문제를 앓고 있다. 작년 철강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철강 업체 협력사의 월급 수준은 동종 업계 중소기업을 100으로 봤을 때 117.6일 정도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철강사 역시 사내 하청에는 운송이나 비핵심 공정만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포스코에서만 7차례에 걸쳐 881명, 현대제철은 9차례에 걸쳐 3013명이 '근로자지위확인(불법파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원청·하청 간 구조적 문제는 최근 화물연대 파업으로까지 번진 안전운임제가 만들어진 원인이기도 하다. 화물차 운송 시장을 보면 화주가 운송 의뢰를 하면 차주가 이를 받기 전에 운송가맹사업자·주선 업체·운송 업체 등의 이해관계자가 개입하는 구조다. 이 같은 다단계 거래의 중간에 일부 불법 거래가 개입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화물차 운전자가 받는 운임 수준은 낮을 수밖에 없고, 결국 '화물차업계의 최저임금'인 안전운임 같은 제도가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한편 26일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새로운 원·하청 상생 협력모델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경영진은 "제도 개선을 위해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제안에 귀 기울겠다"며 "다만 국가 기간·방위산업을 영위하는 사업장 시설에 대한 불법 점거는 폐해가 극심한 만큼, 법적 보완과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길 염원한다"고 덧붙였다.
[문광민 기자 /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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