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산업 뿌리 '흔들'..부품업체 37%, 수익으로 이자도 못갚아
이자보상배율 1미만 10년새 두배
원자재값 상승분 대부분 떠안아
중견·중소기업 영업이익률 2%
일부는 '납품거부' 초강수 두기도
미래차 부품 투자 1년새 9% 줄어
26일 매일경제신문이 입수한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자동차부품 기업 2021년 경영성과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자동차부품 기업 비중이 전체의 36.6%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으로 번 돈으로 이자 등 금융비용조차 내기 어려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자동차연구원이 자동차부품사 가운데 외부 감사 대상인 법인 1296곳의 재무제표를 나이스평가정보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다.
3년 전인 2019년만 해도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부품 업체 비중은 전체의 30.3%였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를 겪으며 비중이 43.1%로 높아졌고, 지난해에도 36.6%에 달했다. 2020년이 코로나19로 비상사태였음을 고려하면 지난해가 10년래 사실상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게 자동차연구원 분석이다. 2012년만 해도 19.6% 수준이었다.
특히 내연기관용 엔진 부품을 만드는 업체의 경우 전체의 40.5%가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 고급화 추세로 지난해 부품 업체의 매출액(151조원)은 전년보다 12.6% 늘었으나 영업이익률은 전년(2.2%)과 비슷했다. 부품사 가운데 대기업 3.6%, 중견기업 2.1%, 중소기업 1.6% 수준이었다. 지난해 현대차 영업이익률이 5.7%, 기아는 6.3%였다. 전체 부품 업체 중 약 35%는 매출액 증가율보다 원가 상승률이 더 높았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막혀 있던 수요가 폭발하면서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전년 대비 지난해 원자재 상승률은 열연강판(미 중서부 가격 기준)이 170.7%, 냉연강판이 140%, 알루미늄이 42.2% 등이었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와 1·2·3차 부품 업체 등으로 짜인 '수직계열화' 구조 속에서 부품단가 조정을 위한 중소 부품 업체의 협상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상장 부품 기업 56곳의 대표 부품 79개의 가격 증가율 추이를 분석해보니 원자재 가격 폭등에도 일부 알루미늄 부품 등을 제외하고는 한 자릿수 증가율에 그쳤다. 가격이 전년과 비교해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떨어진 부품도 20여 개에 달했다.
이로 인해 일부 부품 업체는 최근 '납품 거부'라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연료탱크를 공급하는 부품사 티아이오토모티브는 지난달 기아에 부품 공급을 중단했다. 기아는 쏘렌토·스포티지 모델 등을 열흘 정도 제대로 생산하지 못했다. 겉으로 드러난 이유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물류난이었으나, 속내는 부품단가로 인한 불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부품단가가 원자재 가격 인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부품 기업들이 미래차 전환을 위한 투자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체 부품 업체의 설비투자액은 3조7840억원으로 전년보다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업체의 설비투자액은 12.3% 늘어났다.
이에 정부도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원도급 업체와 하도급 업체 간 거래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제도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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