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사유궁 같은 미술관?..여기저기 '삐걱'대는 靑개방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청와대 활용 2단계' 방안을 두고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 운영·관리 전반을 문체부가 관장하는 것으로 교통정리가 되는가 싶더니,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문체부가 정부 내 혼란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청와대 운영에 지분이 있는 기관에선 아직 불만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최근 청와대를 두고 관계 부처간 엇박자가 나자 문체부가 직접 진화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함께 개방되며 새정부 국정철학을 드러내는 상징이 된 청와대가 자칫 정부 내 소통도 되지 않는 불통의 공간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우려도 감안한 조치다.
부처 간 소통부족 문제는 지난 21일 박보균 문체부 장관이 청와대 중·장기적 활용 청사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문체부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비롯됐다. 박 장관은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개방 1단계는 문화재청과 청와대 관리비서관실이 함께했지만 2단계 개방은 문체부가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실과의 3자 협력관계에서 문체부가 전반적인 운영을 주도하고 나머지 두 기관이 보조하는 방식으로의 변화를 시사한 것이다. 불과 사흘 전인 지난 18일 청와대 관리·활용 자문단 발족 계획을 통해 향후 활용방안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대통령실의 발표와 상충된단 점에서 논란이 일었다.
문화재청 내부도 들끓고 있다. 윤 대통령이 박 장관에게 "청와대를 복합 문화예술 공간이 되도록 하라"고 주문했고, 문체부 산하 외청이란 점에서 문화재청은 공식적으로 "적극 협조할 것"이란 방침을 세웠지만, 아직 이 기조가 일선 직원들에게까지 전달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문화재청 노조(국가공무원노동조합 문화재청지부)와 전날 문체부의 결정에 대놓고 불만을 드러냈다.
문화재청 노조는 논평을 내고 "문화유산을 보존·관리하고자 하는 관계 전문가와 문화재청의 의견을 묻고 들은 적 있나"라며 "소위 상위 부처라고 하여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문화재청 정책자문기구인 문화재위원회도 긴급회의를 열고 문체부의 활용방안에 우려를 나타내며 청와대 문화재 지정 방안을 모색키로 결정했다.
미술계는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한국미술협회 등 54개 문화예술단체는 공동 성명을 통해 "서촌과 경복궁·청와대·북촌·창덕궁·종묘와 인사동을 연결하면서 역사와 미래, 근현대가 교차하는 신개념의 공간이 되는 큰 그림을 그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관광업계에서도 청와대를 중심으로 역사문화관광벨트를 조성할 수 있어 긍정적이란 반응이다.
반면 문화재계에선 경복궁 후원 등 청와대 내 문화유산 발굴·조사와 보전작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등으로 문화재 훼손 가능성도 높단 비판이다. 문화재위원회가 청와대 문화재 지정을 적극 추진키로 긴급히 뜻을 모은 것도 청와대 권역의 역사적 가치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문체부는 다소 오해가 있단 입장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일부 잘못 전달된 측면이 있다"며 "이미 업무보고에서도 밝힌 만큼 문화재 보존 작업도 문화재청과 협력해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박 장관도 "전시와 보존, 활용이 함께 가는 개념이란 점에서 (청와대) 원형이 손상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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