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선방했지만 하반기 먹구름..소비 위축에 수출 둔화 가능성
2분기 한국경제가 민간소비 호조 덕에 선방했지만, 하반기에는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 재확산과 고금리 부담 등으로 민간 소비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는 데다 수입가격 상승, 주요국 경기 침체 우려로 수출이 반등할 가능성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0.7%는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이다. 무엇보다 민간소비가 살아난 것이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1분기 -0.2%포인트에서 2분기 1.4%포인트로 큰폭 상승전환했다. 거리 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되면서 대면활동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순수출의 기여도는 1분기 1.7%포인트에서 2분기 -1.1%포인트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올 1분기 성장률을 수출이 주도했다면, 2분기에는 민간소비가 성장률을 뒷받침했다는 뜻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3일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올해 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2.7%)를 다소 하회할 것”이라며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도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오는 8월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2.7%보다 더 내리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인데, 일단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한은으로서는 물가 대응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을 좀 덜게 됐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산술적으로 3·4분기에 각각 전기대비 0.3%씩 성장한다면 2.7% 달성이 가능하다”면서 “우리 경제는 높은 물가 오름세, 주요국 성장세 둔화 등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고 수출을 둘러싼 대외 여건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다. 경기 하방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분기 반짝 성장에도 하반기를 맞는 분위기는 무겁다. 우선 2분기 성장세를 주도했던 민간소비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 고물가·고금리 부담으로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고, 특히 코로나19 이후 증시·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을 통해 누렸던 ‘부의 효과’도 떨어지고 있어서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교역조건이 나빠지면서 소비의 바탕이 되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마이너스로 하락하고, 코로나19 재확산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며 “7월 이후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2분기의 소비 호조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 자체만 놓고 보면 두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입금액이 더 큰폭 늘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 수출시장의 경기 둔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 기여도가 회복될 가능성도 높지는 않다. 이달 1~20일 무역수지 적자는 81억달러로 2007년 이후 최대 적자폭을 나타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민간소비의 반짝 개선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성장률 전망의 하향이 불가피하다”며 “전 세계 교역 부진과 통화 긴축이 본격적으로 지표에 반영되면 경기 하방 위험이 부각될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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