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썰] BA.5 우세종은 언제? 개량형 백신 누가 맞나? 5개 질문으로 풀어본 '여름 재유행'
'풀 악셀' 구간 지났나? '더블링'은 둔화…증가세는 여전
9만9327명. 일일 신규 확진자 10만명 기록이 3개월 만에 다시 세워졌습니다. 전주보다 감염자 숫자가 2배씩 느는 '더블링' 현상은 주춤한 상황입니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는 이른바 '풀 악셀' 구간은 지났다고 볼 수 있는 지표들이 나왔습니다. 7월 1~2주 모두 주간 평균 확진자 숫자가 2배 넘게 늘었는데, 지난주는 1.8배로 줄었습니다. 확진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감염재생산지수'도 확산세를 뜻하는 '1'을 넘긴 뒤 3주 만에 1.58까지 올랐다가 지난주 1.54로 살짝 꺾였습니다. 끝까지 밟지 않았다뿐이지 이제 시작된 '여름 재유행'은 아직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변에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늘면서 다시금 코로나19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궁금한 내용도 많은데요, 취재 과정에서 많이 들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해보겠습니다.
① 방역당국 "예측 범위 안에 있다"…정점은 언제?
정부는 지난주 이번 유행의 정점을 한 달가량 앞당기고 최대 확진자 숫자도 크게 늘렸습니다. 그래서 나온 게 8월 말 최대 일일 확진자 숫자 28만 명입니다. 이달 초부터 확진자 숫자가 급격하게 늘면서 최초 예측 일주일 만에 그것도 큰 폭의 조정을 한 겁니다.
석 달 만에 10만 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번에도 정점 예측이 바뀔까요? 방역당국에 물어봤습니다. "현재까지의 유행 확산 추세는 기존 예측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정례 브리핑에서는 앞으로도 2~3주 동안은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리해보면 8월 3주 정도에 28만 명을 찍고 감소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입니다.
② BA.5는 왜 아직도 '우세종'이 되지 못했나?
이번 재유행의 규모를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변수는 BA.5와BA.2.75 등 변이 바이러스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무섭게 확산하며 점유율을 높이던 BA.5 변이는 국내 검출 기준으로 2주째 50%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외 입국 확진자 10명 중 7명이나 BA.5 변이가 확인되며 전체적으론 절반은 넘겼지만, '우세종'이라고 이름 붙이기엔 아직 부족합니다. 오미크론보다 빠르다는 '스텔스 오미크론', BA.2보다도 전파가 더 빠른 것으로 알려진 BA.5. 우리나라에선 유독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일까요? BA.2.75 변이의 경우는 더합니다. 첫 발견 후 2주가 지났는데 아직 4건밖에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4건 중 연관성이 있는 사례는 2건뿐, 나머지는 이미 지역사회에 퍼진 바이러스에 감염됐는데 추가 전파가 더딥니다.
때문에 변이 검사를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는 임시선별검사소에서 PCR 검사를 받은 사람의 검체를 무작위로 뽑아 변이 여부를 검사하는데 확진자 숫자는 급격하게 늘지만, 검사 수는 그대로여서 1%도 안 됩니다. 요즘은 고령층이나 해외 입국자,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 말고는 PCR 검사를 받지 못하죠. 그래서 젊은 층의 변이 검사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변이 검사 건수를 늘리거나 젊은 층도 PCR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하자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방역당국은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③ '개량 백신'은 언제, 누가 맞나?
이제 50대 이상은 기존 백신으로 4차 접종을 진행합니다. 오미크론에 맞게 개량된 백신이 나온다는 기사도 많이 접하셨을 겁니다. 이 백신, 언제 들어오고 누가 접종을 할까요?
일단 개량형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하는 백신이 우선 도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는 변이가 나온다고 해서 백신을 따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미국 방역당국이 오미크론 변이부터는 전파 속도도 빠르고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이 강해지면서 기존 제품을 업데이트한 백신을 개발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두 제약사의 개량형 백신은 그래서 '원조 코로나19'와 '오미크론' 두 바이러스에 항체를 만드는 '2가 백신'입니다. 문제는 개발 도중 BA.5 등 다른 변이가 대세로 자리 잡아버렸다는 겁니다. 화이자는 출시 일정을 10월로 미루는 대신 BA.5까지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모더나는 일단 오미크론용 백신이라도 9월엔 내놓겠다는 방침입니다. 최근 유행하는 변이 모두 오미크론 계열이라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 겁니다.
우리 식약처는 모더나 백신에 대해 사전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사용 허가는 미국 방역당국과 비슷한 시기에 나올 것으로 예측됩니다. 방대본은 다음 달 말, 개량 백신에 대한 도입과 접종 계획을 밝히겠다고 했습니다. 모든 게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식약처 허가를 마치고 적시에 백신 도입까지 이뤄진다는가정 하에 9월 말~10월 초엔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50세 미만의 성인을 대상으로 접종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도 이들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을 준비 중입니다.
④ 벌써 몰리는 주문, 개량 백신은 제대로 들어올까?
미국 정부는 화이자와 나오지도 않은 개량 백신 1억500만 회분을 계약했습니다. 개당 단가도 기존보다 더 비싸게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더나 와도 협상 중입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초기 '백신 보릿고개'를 수차례 겪은 적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주문이 몰리면 제대로 공급이 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올해 들여올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6천만 회분을 개량 백신으로 받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4차 접종 대상이 아닌 50대 미만이 기존 백신을 추가 접종하는 데 대한 이득이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따라서 개량형 백신이 들어오면 이들 연령층이 접종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겁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개량 백신 도입이 늦어지면 들어올 때까지 이 연령대가 맞을 백신이 없다는 뜻이 됩니다.
⑤ 재감염 비율 계속 느는데, 백신 맞아야 하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저 역시 전문가분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거두절미하고 종합해보면, 백신을 접종한다고 감염을 다 막을 수는 없다는 겁니다. 재감염비율이 지난주 2.88%에서 3.72%로 크게 올랐습니다. 최근 유행하는 변이 바이러스가 면역 회피 능력이 실제로 더 높다는 증거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방역당국 뿐 아니라 전문가들도 백신은 맞아야 한다는 데 큰 이견은 없습니다. 고령층이나 고위험군은 4차, 그렇지 않은 성인은 3차까지는 맞아야 한다는 겁니다. "걸려도 약하게 지나간다"는 게 이유입니다. 제가 만나본 '재 감염자'들도 백신 접종한 사람들은 확실히 처음보다 증상이 더 약하다고 말했습니다. 면역을 피해 감염이 되더라도 항체가 중증화나 사망은 확실하게 막아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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