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반발 속에 14만 전체 경찰회의.. '식물 경찰청장' 사퇴 목소리도

권구성 2022. 7. 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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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국 신설에 반발하는 전국경찰서장회의의 후폭풍이 거센 상황에서 오는 30일 예정된 경위·경감급 현장팀장회의가 전체 경찰회의로 확대될 전망이다.

김 경감은 윤 후보자를 향해 "30일 14만 전국 경찰은 지난주 개최한 서장회의와 동일한 주제로 회의를 연다"며 "총경들에게 하셨던 불법적인 해산명령을 저희 14만 전체 경찰에도 똑같이 하실 건지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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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국 신설에 반발하는 전국경찰서장회의의 후폭풍이 거센 상황에서 오는 30일 예정된 경위·경감급 현장팀장회의가 전체 경찰회의로 확대될 전망이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리더십을 회복해고 조직을 다독여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 
2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맞은편 경찰기념공원에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근조 화환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현장팀장회의를 처음 제안한 서울 광진경찰서 김성종 경감은 26일 경찰 내부망에서 “당초 팀장회의를 개최하려 했으나 현장 동료들의 뜨거운 요청으로 ‘전국 14만 전체 경찰회의’로 변경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그는 “참석 대상자를 14만 전체 경찰로 확장함에 따라 수천 명까지는 아니더라도 1000명 이상의 참석자가 예상되기에 강당보다는 대운동장으로 회의 장소를 선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경감은 윤 후보자를 향해 “30일 14만 전국 경찰은 지난주 개최한 서장회의와 동일한 주제로 회의를 연다”며 “총경들에게 하셨던 불법적인 해산명령을 저희 14만 전체 경찰에도 똑같이 하실 건지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해당 글에는 “우리 경찰은 하나임을 보여줘야 한다”, “경찰관뿐만 아니라 가족과 지인도 동참하자” 등의 동조 댓글이 이어졌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뉴스1
경찰 내에선 윤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쿠데타” 발언으로 일선 경찰들이 동요하는 상황에서 윤 후보자가 사실상 정부와 같은 목소리를 내자 ‘식물 경찰청장’이란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윤 후보자는 전날에도 내부 서한에서 “다양한 목소리와 견해가 조직 발전과 성장의 동력이 되지 않고 조직 분열과 혼란의 씨앗이 돼서는 안 된다”며 “의견을 낼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질서와 규범이 준수되는 풍토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청은 전날 ‘집단행위를 하지 말라’는 경고문을 일선에 하달했는데, 30일 전체 경찰회의가 예정대로 열릴 경우 윤 후보자가 조직에 대한 통제력까지 잃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경찰 지휘부가 전체 경찰회의 참석자에 대한 감찰이나 징계에 착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데다, 입직 경로가 다양하고 인원이 많은 경찰 조직의 특성상 자칫 반발을 더 키울 수 있다.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위한 '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26일 정부세종청사 행정안전부 앞에 경찰국 신설 반대 메시지가 적힌 팻말과 근조 화환들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경찰국 사태가 정치권으로 확전한 상황에서 8월4일로 예정된 인사청문회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경찰 반발에 강경한 정부 기조 속에 여야 격돌과 내부 반발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경찰청장의 경우 인사청문요청안이 처리되지 않아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될 경우 ‘식물 경찰청장’이란 오명은 더 벗기 어려울 전망이다.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린 한 경찰관은 “어떻게든 당신은 우리의 경찰청장이자 수장이 되겠지만 당신을 경찰청장으로 모실 마음이 추호도 없다”며 “진정한 수장이라면 조직원들을 위해 희생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돼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 총경 계급의 경찰관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윤 후보자가 조직의 리더라면 서장회의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를 먼저 궁금해해야 하는데, 인사 조치부터 한 것이 아쉽다”며 “이제라도 윤 후보자가 구성원들과 소통에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구성·장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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