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신설안' 국무회의 통과.. 극렬하게 충돌하는 정치권

서진욱 기자 2022. 7. 2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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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시행령안이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시행령안은 8월2일 공포와 동시에 시행된다.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경찰국 신설 시행령안과 행안부 장관의 경찰청장 지휘규칙안을 심의·의결했다. 행안부 내 경찰 업무조직이 신설되는 것은 1991년 내무부 치안본부에서 외청인 경찰청으로 독립한 이후 31년 만이다. 경찰국은 경찰 관련 중요정책과 법령의 국무회의 상정을 비롯해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에 대한 임용제청권, 국가경찰위원회 안건 부의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의 모습. 2022.7.26/뉴스1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을 두고 정치권이 격랑에 휩싸였다. 정부·여당(당정)은 경찰 내 반대 세력을 규탄하며 강경하게 대응하고 나섰다. 야당은 윤석열 정권의 경찰 장악 의도라며 여론전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여야가 격렬하게 부딪치면서 경찰국을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경찰국 신설 안건을 예정대로 처리하면서 정국의 급속한 냉각이 불가피해졌다.

'경찰국 반대' 규탄 나선 여당… 권성동 "경찰 항명, 군 항명과 같아"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7.26/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찰국 신설에 대한 경찰 내부 반발을 '극단적 집단행동'으로 규정하며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권 직무대행은 "우리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헌신 봉사하는 대다수 경찰관과 제복 입은 공무원에 대해서는 마땅한 예우와 존경을 표해야 하지만 군과 마찬가지로 경찰은 총을 쥐는 공권력"이라며 "그 어떤 항명과 집단행동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의 항명과 경찰의 항명은 같은 것이고 같은 무게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두 달 전까지 집권당으로 국가를 운영하며 과거 민정수석을 통해 경찰을 장악했던 민주당은 야당이 되자마자 안면몰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윤석열 정권 경찰장악 규탄 기자회견'을 연 데에는 "무책임한 선동정치일 뿐"이라고 힐난했다.

국가경찰위원회 권한 강화를 통한 경찰 통제 주장에 대한 반박도 내놨다. 권 직무대행은 "현재 경찰위 위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들이다. 김호철 위원장은 민변 회장 출신이고 하주희 위원은 민변도 사무총장"이라며 "경찰이 이런 기관의 통제를 받는다면 민주적 통제가 아니고 민변에 의한 통제"라고 지적했다.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초선의원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 2022.7.11/뉴스1


초선 의원들도 경찰국 반대 규탄에 동참했다. 초선 의원 61명이 이름을 올린 성명서에서 "정치경찰 그만두고 민생경찰 옆으로 돌아가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민들은 고물가 고금리에 허리가 휘어지며 지능화하는 각종 범죄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지역 경찰 지휘부가 스스로 자기 치안 지역을 벗어나 치안 공백을 자초한 것은 국민들께 사죄해야 마땅하다"고 단체회의를 단행한 총경들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기적 행태를 일삼고 있는 일부 정치경찰들은 지금도 민생 현장에서 국민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계시는 13만 경찰들의 희생과 노고에 먹칠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며 "일부 경찰 지도부의 경찰국 설치 반대 주장을 보면 그동안 문재인 정부 하의 경찰이 얼마나 권력에 도취돼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국=경찰 장악' 여론전 나선 야당… 박홍근 "尹정부가 국기문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와 지도부가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윤석열 정권 경찰 장악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7.26/뉴스1

민주당은 경찰국 설치를 경찰 장악으로 규정하며 반대 여론 규합에 나섰다. 박홍근 원내대표를 포함한 원내대표단과 당 경찰장악 저지대책단,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현 정권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원내대표는 "오늘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에 경찰들의 집단적인 목소리를 놓고 국가 기강문란이라고 했던데 진정 국기문란을 일으키는 사람이 누구냐. 윤 정부 아니냐"며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 오늘 국무회의에서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에서 경찰의 집단행동에 "중대한 국가기강 문란이 될 수 있다"고 말한 점을 겨냥한 것이다.

이어 "국민과 14만 경찰 공무원의 간절한 목소리를 이제라도 경청해서 경찰국 신설이라는 잘못된 절차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시행령안이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시행령안은 8월2일 공포와 동시에 시행된다.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경찰국 신설 시행령안과 행안부 장관의 경찰청장 지휘규칙안을 심의·의결했다. 행안부 내 경찰 업무조직이 신설되는 것은 1991년 내무부 치안본부에서 외청인 경찰청으로 독립한 이후 31년 만이다. 경찰국은 경찰 관련 중요정책과 법령의 국무회의 상정을 비롯해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에 대한 임용제청권, 국가경찰위원회 안건 부의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의 모습. 2022.7.26/뉴스1


민주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 정권의 도를 넘은 경찰장악 야욕으로 취임 두 달여 만에 경찰의 독립성 훼손은 물론이고 국민 주권마저 침해받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법 시행령 국무회의 졸속 의결을 포함 경찰국 신설을 당장 중단하라. 경찰에 내린 보복 징계와 감찰 지시를 즉각 철회하라"며 "경찰장악 시도의 모든 책임을 지고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사과하라. 민주당은 국민이 부여한 의회 권한과 모든 당력을 집중해 경찰장악을 저지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민주당의 경찰국 신설 중단 요구를 거부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행안부에 경찰국을 신설하는 내용의 '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대통령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행안부에 총괄지원·인사지원·자치경찰지원 등 3개 과로 구성된 경찰국을 신설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담겼다. 경찰국은 총 16명으로 이 중 12명을 경찰공무원으로 배치한다.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은 4일의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8월 2일 공포 및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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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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