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효 강한 대마일수록 중독성 강하고 정신 건강에 좋지 않아"-美연구

대마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 농도 높을수록 환각 등 증상 심해져

쇼핑객들이 2021년 3월 21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쇼핑몰에서 열린 무역 박람회에서 대마초 잎이 들어가 있는 차 샘플을 마시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미국의 한 연구팀이 최근 세계적으로 대마의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 함유량이 높아지고 있으며, THC 농도가 강한 대마를 복용할 경우 환각 증상 등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랜셋 정신의학'에 게재했다고 미국 CNN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마에서 중요한 성분은 칸나비디올(CBD)과 THC 성분이 꼽힌다. CBD의 경우 대체할 치료제가 없는 희귀, 난치성인 뇌전증, 다발성경화증과 같은 질환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 THC는 대마 성분 중 환각을 일으키는 주요 성분이며, 소량을 섭취하더라도 심혈관계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친다.

해당 연구를 발표한 바스 대학교 연구팀은 대마 1g당 THC가 5~10mg 함유된 '저농도 대마'를 복용하는 사람들과 비교하여 더 많은 THC가 포함된 대마초를 복용한 사람들이 중독 및 정신 건강 악화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대마를 복용하는 사람 10명 중 3명이 '대마사용장애'(cannabis use disorder)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 마약·약물 중독 감시 센터는 지난 10년간 대마초 중독으로 치료를 받은 사람이 약 76%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대마초 효능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년 동안 대마 중독 치료를 받으려고 하는 사람은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바스 대학교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대마초 1g당 THC 농도는 매년 약 2.9mg 증가했다. 대마에서 추출한 대마 수지(resin)의 경우에는 THC 농도가 지난 1975부터 2017년까지 매년 약 5.7mg씩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합법화된 시장에서는 대마 속 THC 농도를 쉽게 알 수 있지만 불법 시장에서는 이를 알 수 없어 중독 위험에 쉽게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람들이 흡입할 때 덜 들이마시는 방법 등으로 복용량을 조절하는 경우가 있지만 전문가는 이러한 노력이 그리 효과적이지 않으며, 효과가 강한 대마는 THC 함유량이 높다는 의미이므로 중독성이 강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연구에 따르면 대마의 THC 농도가 더 강해지면서 이와 관련된 정신 환자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THC 농도가 강한 대마초 복용자는 THC 농도가 옅은 대마를 복용한 사람보다 불안 장애나 우울증을 겪을 위험이 크다고 연구는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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