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의 '만리장성'? 길이 120km '쌍둥이 빌딩' 짓는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초대형 계획도시 네옴에 세계 최대 규모 건축물을 세운다. 사우디는 이를 통해 탄소 배출 없는 자급자족 경제를 시험한다.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국가 경제 체질 개선 계획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가 2030년 완공을 목표로 1조달러(약 1309조원)를 들여 최대 5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쌍둥이 빌딩 ‘미러 라인’ 건설에 착수했다고 25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등이 전했다. 미러 라인은 최대 높이 488m의 반사유리 건물이 마주보는 형태로 길이는 120㎞에 달한다.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보다 높은 건물이 서울부터 강원도 춘천에 이르는 구간에 들어서는 셈이다.
미러 라인은 네옴 도시 계획의 한 축인 자급자족 구역 ‘더 라인’의 핵심 시설이다.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되는 건물은 보도로 서로 연결되고, 지하에는 종점까지 20분 내로 도착하는 초고속 열차가 지나간다. 건물 안에는 수직 농장, 요트 정박지, 초고층 스타디움이 들어선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해 네옴 건설 계획을 발표할 당시 미러 라인이 “도로, 자동차, 배기가스로부터 자유로운 환경에서 도시 공동체가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인지를 구체화한다”며 친환경 시설임을 강조했다.
네옴 건설은 석유에 의존하던 사우디 산업구조 다각화를 핵심으로 하는 국가 경제 체질 개선 계획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이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기획했으며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지분을 투자한 국부펀드(PIF)가 소유하고 있다. 네옴은 더 라인과 바다 위에 떠 있는 팔각형 모양의 첨단 산업 단지 ‘옥사곤’, 대규모 친환경 산악 관광 도시인 ‘트로제나’로 이뤄져 있다. 이 중에서도 미러 라인이 들어서는 더 라인은 네옴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꼽힌다.
미러 라인 완공에는 여러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작성된 영향 평가서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건축이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완공까지 50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전한 공사를 위해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규모 건축으로 와디스 사막 지하수 흐름이 바뀔 가능성, 수백만 마리 새를 비롯해 각종 동물들의 이동 경로와 겹치는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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