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미얀마 반군부 인사 사형 집행 일제히 규탄.."잔혹·비인권적 탄압"
미얀마 군사정권이 민주화 활동가 4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하자 국제사회의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5일(현지시간)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을 통해 성명을 내고 “이번 주말 미얀마 군부가 4명의 정치 행동가의 사형을 집행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사형당한 반군부 인사들의 이름을 열거한 뒤 유가족을 위로하면서 “어떤 환경에서도 사형을 시행하는 데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심각한 미얀마의 인권 환경을 추가로 악화할 것”이라며 “윈민 대통령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포함해 자의적으로 구금된 모든 투옥자의 즉각적인 석방을 거듭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최고대표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런 잔인하고 퇴행적 조치는 군부의 지속적인 탄압의 연장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얀마에서 수십 년 만에 처음인 이런 사형은 생명에 대한 권리, 개인의 자유와 안전, 공정한 재판 보장에 대한 잔인한 침해”라며 “지구촌은 그들의 잔혹성을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미얀마 군부가 보호해야 할 사람들의 생명과 존엄성을 경시한다는 충격적인 신호”라고 꼬집었다.
주요국들도 속속 비판 성명을 내고 미얀마 군부의 비인권적 탄압에 대해 우려와 분노를 표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가짜 재판과 처형은 민주주의를 말살하려는 노골적인 시도”라면서 “이런 조치는 용감한 버마 사람들의 정신을 결코 억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 외교부는 “미얀마 군정이 쿠데타 이후 저지른 잔혹 행위가 한층 심각해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이번 사형 집행은 엄청난 후퇴”라고 비판했다.
한국 정부도 이날 미국,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노르웨이, EU와 함께 박진 외교부 장관 명의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미얀마 정부는 민족민주동맹(NLD) 전 의원과 민주화 운동가 등 양곤 인세인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4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미얀마에서 정치적 반체제 인사에 사형이 집행된 것은 1976년 이후 처음이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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