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용산정비창 개발 시동.."주택 줄이고 초고층빌딩 올린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도심 최고 금싸라기인 용산정비창 일대 개발 청사진을 제시했다. 2013년 사업이 최종 무산된 이후 약 10년 만이다. 이전 정부의 공공주택 1만호 공급계획을 6000호로 축소하고, 과거 추진한 '국제업무지구' 기능 회복에 방점을 뒀다.
사업지 규모는 용산정비창과 선로부지, 용산 변전소 및 용산역 후면 부지를 포함해 총 49만3000㎡에 달한다. 전체 부지의 72%를 코레일이 소유하고 국토부(23%) 한전(5%) 사유지(0.3%) 등으로 지분이 분류돼 있다.
시는 이곳을 역대 첫 '입지규제최소구역'으로 지정해 법적 상한 용적률 1500%를 초과하는 초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평균 용적률 1800% 이상 초고밀 복합개발을 성공시킨 '뉴욕 허드슨야드'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오 시장은 이를 통해 롯데월드타워보다 높은 국내 최고층 건물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인 용적률과 높이 기준은 내년 상반기 개발계획이 확정되면 구체화될 전망이다.
지난 2020년 8.4대책에서 제시한 공공주택 1만호 공급은 사실상 폐기됐다. 계획안에 따르면 전체 부지의 70% 이상을 업무시설, 상업시설 등 비주거용 건물로 채운다. 택지 비중이 축소돼 주택 공급량은 1만호에서 6000호로 감소했다. 대신 민간에 일부 부지를 매각해 공공분양 이외 민간 브랜드 단지도 공급될 전망이다.
고밀개발에 따른 유동인구 집중과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전체 부지 대비 도로·공원·학교 등 기반시설율은 40% 수준으로 정했다. 대규모 중앙공원과 철도부지 선형공원 등 녹지생태 공간을 곳곳에 조성해 지상부의 50% 이상을 녹지로 확보할 계획이다. 지상부는 녹지와 보행공간으로 만들고 차량과 철도는 지하로 연결되도록 교통체계를 구축한다.
공공이 약 5조원의 재원을 투입해 부지 기반시설과 녹지 등 인프라를 미리 구축한 뒤 구역을 나눠 민간에 매각할 예정이다. 코레일은 부지를 현물출자하고 SH공사는 공사채를 발행해 2조원의 사업비를 충당한다.
약 5조원으로 추정되는 토지 매각수익은 지분율에 따라 배분한다. 이 같은 사업 구조는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관계자는 "용산정비창 부지에 기반시설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비용은 SH공사가 조달하기로 협의했다"며 "부지 개발 후 매각을 통해 코레일의 중장기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도시개발구역 지정과 개발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어 2024년 하반기 기반시설 착공, 2025년 앵커부지 착공을 목표로 사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오 시장은 "지난 임기 때 추진했던 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이 2013년 최종 무산된 이후 추진 동력을 잃어버린 상태였다"며 "더 늦기 전에 차질 없이 실행하겠다"라면서 의지를 보였다. 이어 "아직 형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용산개발을 위한 별도 조직(투자청, 개발청)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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