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공기관 통폐합에 반발 기류
공공기관 직원들 통폐합 부정적, 이해당사자와 충분한 논의 거쳐야
회계법인에 의한 경영평가 공공성 약화 우려
[천안]충남도가 공공기관 통폐합에 드라이브를 거는 가운데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회계법인을 통한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자칫 수익성만 부각되고 공공성은 지워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충남도는 지난 25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공공기관 경영효율화 추진방안 연구용역을 발주계획을 공개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지난 4일 첫 실국원장회의에서 "충남부터 개혁에 나설 생각"이라며 회계법인에 충남도 산하 공공기관의 경영평가를 맡길 것을 주문한 지 20여 일 만이다. 예산은 8억 5000만 원이며 7월 중 발주 예정이다. 충남도는 8월 초까지 연구용역 기관을 선정해 올 연말까지 실행계획 수립과 통폐합 대상 기관 선정까지 마칠 계획이다.
충남도의 공공기관 통폐합 추진이 구체화 되자 공공기관 직원들 사이에선 반발이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충남 공공기관노동이사협의회(이하 협의회) 회의에서 대부분의 기관 직원들은 통폐합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회 한 회원은 "의료원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통폐합에 반대하는 분위기"라며 "모 기관은 직원들 대상으로 자체 설문 조사하니 전원 반대표가 나왔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기관은 도에서 통폐합을 강행하면 단체행동도 불사 하겠다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협의회의 또 다른 회원은 "통폐합이 일어나면 구조조정이 수반될 것이고 최우선 구조조정 대상은 계약직 직원들"이라며 "도에서는 더 큰 기관으로 통폐합이 되면 근무 여건이 나아져서 좋지 않냐고 하는데 기관마다 임금 체계가 다르고 그것을 맞추기 위해선 조직에서는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협의회 관계자들은 기관 통폐합에 직원을 포함한 이해당사자들 간의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협의회는 김태흠 도지사에 면담을 요청했으며 8월 중 도지사에 건의할 안건을 결정할 예정이다. 통폐합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관별 설문조사도 진행한다.
전문가들은 회계법인에 의한 경영평가가 공공성은 반영하지 못하는 반쪽 자리 성적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영현 한국지방공기업학회장은 "3개월 만으로는 정밀 진단할 수가 없다. 효율성은 저해하지 않은지, 주민의 복리는 충분히 반영됐는지, 수익성이 아닌 설립 목적대로 운영하는지 심도있고 내실있게 검토해야 한다"며 "기관을 남설하지 않았다면 주민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것이다. 폐지 후 다시 기관을 설립하면 국가적인 낭비"라고 강조했다. 윤상오 단국대 공공정책학과 교수는 "통폐합은 실용과 성과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공공기관을 왜 만들었고 어떤 역할을 해왔고 성과를 내는지 그런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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