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기금 '허약한' 금융사에도 쓴다..퍼펙트스톰 대비

김남이 기자 2022. 7. 2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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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금융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금융안정계정' 도입을 추진한다.

금융당국은 금융사에 대한 선제적·예방적 자금지원 체계를 상설화해 금융사의 부실을 방지하고, 위기가 번지는 것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부실 금융사가 아닌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빠진 정상 금융사가 지원 대상인 것이 핵심이다.

금융당국은 보증수수료 징수와 금융사 정상화 후 배당, 우선주 매각 등으로 지원자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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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금융리스크 대응 TF 회의에서 금감원, 예금보험공사 등 유관기관 임원들과 '금융안정계정' 도입방안 마련 및 시장안정조치 재점검 등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금융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금융안정계정' 도입을 추진한다. 부실화 이전에 자금을 선제적으로 투입해 부실이 이미 진행된 후 발생할 막대한 자금 소요를 예방할 계획이다. 자금 운영은 예금보험공사에서 맡는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열린 '제3차 금융리스크 대응 TF(태스크포스) 회의'에서 "금융사 부실예방을 위한 '금융안정계정'(이하 금안계정)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에서 참석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에 대한 선제적·예방적 자금지원 체계를 상설화해 금융사의 부실을 방지하고, 위기가 번지는 것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당국은 선진국에서 시작된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걸쳐 국내시장에도 전이돼 이른바 '퍼펙트 스톰'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 도입된 금융안정기금(2009년)과 금융안정특별대출(2020년) 등은 지원 실적없이 종료된 바 있다.

금안계정은 예보의 예보기금 내에 별도계정으로 설치된다. 금융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일시적인 어려움에 처한 금융사가 지원 대상이다. 부실 금융사가 아닌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빠진 정상 금융사가 지원 대상인 것이 핵심이다. 부실 금융사는 현재 예보기금으로 지원할 수 있다.

/자료=금융위원회

위기가 발생하면 금융위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감원 등과 지원 프로그램 발동 여부를 결정하고, 이후 금융사 신청과 접수는 예보가 맡는다. 심사와 지원규모는 예금보호위원회 등에서 결정한다.

금안계정은 '수익자 부담'과 지원금액 '전액 회수'를 전제로 운영된다. 필요 재원조달에 정부 출연, 정부보증 채권발행 등은 제외해 국민부담은 최소화할 방침이다. 미국와 일본, EU는 이미 정상 금융사에 대한 선제적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다.

자금 지원은 우선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사의 채권 발행에 예보가 보증(3년 이내)을 서서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는 방식이 쓰인다. 채권시장 경색 등으로 채권발행이 어려울 때는 예보가 대출을 해준다. 보증과 대출로 부족할 때는 금융사의 우선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한다.

금융당국은 보증수수료 징수와 금융사 정상화 후 배당, 우선주 매각 등으로 지원자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금안계정에 필요한 자금은 보증 수수료와 예금보호채권 발행, 예보계정 차입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자금지원을 받은 금융사는 '경영건전성제고계획'을 제출해야하고 반기별로 점검을 받아야 한다. 또 원활한 자금 회수를 위해 자사주매입 제한, 배당·임원성과급 제한 등을 받아들여야 한다. 경영건전성제고 계획을 불이행하면 보증수수료 인상, 시정요구, 임직원 조치 요구 등 패널티가 부과된다.

금융위는 다음달 '금안계정'도입과 관련해 세미나와 공청회 등을 진행하고,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예고할 계획이다. 개정안 국회 통과와 하위법령 개정 등을 고려하면 내년 하반기 금안계정이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국내 금융사의 자본건전성은 양호한 상황으로 부실 우려가 있는 상태는 아니다"며 "미리 금융안정을 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준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사 부실을 사전에 예방하면 후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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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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