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진다" vs "안 빠진다"..더 뜨거워지는 미국 경기침체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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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의 전체적인 흐름에도 상당한 의미를 갖는 미국의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을 두고 대통령, 백악관 참모, 전·현직 재무장관, 경제학자들이 상반된 주장을 하며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광범위한 전망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반박한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백악관과 재무부가 경기침체 가능성을 부인하는 것은 경제심리를 안정시키려는 의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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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스·루비니 "심각한 침체가 닥쳐온다"
상반되는 주장에 경기침체 정의까지 혼란
“경기침체 대추측 게임이 벌어졌다.”(<시엔엔>(CNN))
세계 경제의 전체적인 흐름에도 상당한 의미를 갖는 미국의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을 두고 대통령, 백악관 참모, 전·현직 재무장관, 경제학자들이 상반된 주장을 하며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경제학적 판단에 정치적 맥락까지 따라붙으며 경기침체의 정의가 뭔지조차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별일이 없다면 미국은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낮은 3.6% 영역에 있으며, 사람들은 여전히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광범위한 전망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반박한 것이다.
전체 행정부 차원에서도 ‘경기침체 불가피론’에 맞서 총공세를 펴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시엔엔> 인터뷰에서 “우리 나라 역사에서 경제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에 침체에 빠진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전날 <엔비시>(NBC)에 출연해 “성장이 느려지는 전환기”이지만 “경기침체에 빠지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성장 속도가 둔화되지만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고 실업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경제가 뒷걸음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발언들은 28일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통계 발표를 앞둔 ‘선제공격’의 의미도 있어 보인다.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은 -1.6%였는데 2분기에도 이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보통은 경제가 2분기 연속 축소되면 경기침체에 빠진 것으로 정의하지만, 그래도 경기침체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 등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경기침체에 대한 확고부동한 정의가 없기 때문이다. 설사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해도 고용과 투자가 튼실하면 심각성이 덜한 ‘기술적 침체’일 뿐이라는 게 백악관과 재무부 입장이다.
반면 심각한 경기침체를 예고하며 이를 반박하는 목소리도 크다.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옐런 장관이 고용 상황 등을 이유로 ‘경기침체는 없다’고 말한 날 <시엔엔> 인터뷰에서 “경기침체는 기본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높고 실업률은 낮은 국면 뒤에 찾아온다”고 반박했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도 했다.
비관적 경제 전망으로 유명해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25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경기침체 강도가 약할 것이라는 전망은 망상이라며 “심각한 경기침체와 부채 및 금융 위기를 겪을 것으로 보는 많은 이유가 있다”고 했다. 그는 부채비율이 역사적으로 높은 상태에서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통화 긴축을 해야 하면 침체에 대응할 수단은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물가 잡기에 총력을 쏟는 연방준비제도(Fed)는 27일 두달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경기는 더 식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백악관과 재무부가 경기침체 가능성을 부인하는 것은 경제심리를 안정시키려는 의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 실정’을 했다는 비난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각종 조사에서 미국 경제가 1~2년 안에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답하는 전문가들이 점점 늘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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