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렀는데 왜 안 와" 20년 친구 찌른 30대 집유

범행한 뒤 119 신고..법원 "자수한 점 등 고려"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20년 지기 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고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7)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21일 오전 1시 39분께 인천시 남동구 길가에서 20년 친구인 B(37)씨의 가슴 부위를 흉기로 1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술에 취해 자신을 데리러 와달라고 요구했으나 B씨가 거절하자 흉기 사진과 함께 살인을 예고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B씨를 찾아가 범행했다.

A씨는 범행 직후 B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진 모습을 보고 겁이 나 직접 119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응급치료를 받으면서 병원으로 옮겨졌고 전치 4주의 병원 진단을 받았다.

조사 결과 A씨는 어려운 형편에도 2015년부터 대출을 받아 B씨에게 현금을 빌려줬고, 지난 4월 아내와 협의 이혼을 한 뒤 양육비 지급과 개인 채무상환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B씨 때문에 신세를 망쳤다고 생각하고 불만을 품다가 자신을 데리러 오라는 요구를 거절하자 홧김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를 흘리는 것을 보고 두려움을 느껴 (살인) 범행을 완수하지 못했으므로 자의로 범행을 그만뒀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람의 생명을 침해하는 범죄는 미수에 그쳤다고 해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은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직후 직접 119에 신고해 자수하면서 구호를 요청했고 이후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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