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드] "밥 더 달라는 투정 아냐..불이익 겁나지만 올바른 경찰될 것"
■ 진행 : 김영수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류근창 /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경찰국 신설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경찰 내부 반발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 경찰서 팀장급이 모이자는 제안은 경찰 전체회의로 커졌습니다. 참석 규모에 따라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정부는 지난 주말에 있었던총경 회의를 쿠데타에 비유하며단체 행동과 인터뷰를제한하는 지침도 내렸습니다. 오늘은 경남 마산의 양덕지구대장,류근창 경감 연결해서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경감님, 나와 계시죠.
[류근창]
반갑습니다, 류근창입니다.
[앵커]
저희 앞서 전해 드린 대로 경찰청이 단체행동과 인터뷰를 금지하는 지침을 내렸다고 했는데 혹시 지침 받으셨습니까?
[류근창]
지침을 봤는데요. 정확히는 인터뷰를 전면 금지하는 것이 아니고 서로 상하 간에 동료를 비방하거나 정부 정책에 대해서 반대 목소리를 내는 그런 인터뷰를 하지 말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또 그런 지침이 나온 것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 같은데 그런 지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셨는지요?
[류근창]
사실 입 다물고 지내라는 얘기인데 저는 조직을 비난하러 나온 것이 아니고 걱정하러 나왔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오늘 인터뷰가 경감님에 인사상 불이익의 빌미가 되지 않을까 조금 조심스럽기는 합니다. 용기를 내주셔서 감사하기는 한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류근창]
솔직히 조금 겁나는데요. 만약에 인사상 불이익 주신다면 제가 경찰에 대한 걱정을 하는 것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히 받겠습니다.
[앵커]
어쨌든 인터뷰를 해 주시는 건 용기를 내주신 것이고 불이익에 대한 걱정보다는 경찰국 설치에 대한 우려가 더 크신 것으로 이해가 되고요. 대장님께서 전국 팀장회의에서 지구대장과 파출소장의 참석을 제안하셨지 않습니까? 어떤 마음으로 올리신 겁니까?
[류근창]
아시다시피 지난 토요일날 전국 총경들 회의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 회의 도중에 해산명령이 발동되고 약 1시간 정도 해산을 하기 위해서 준비를 하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그중에 주최하신 분, 울산의 류삼영 총경이라고요. 그분을 바로 대기발령 냈거든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많은 우려와 걱정이 내부에 많았어요. 그런데 서울하고 경기에 근무하는 팀장님들께서 우리 팀장회의를 해 보자 해서 저는 그참에 우리 지구대장하고 파출소장도 같이 동참을 하는 것이 어떨까 싶어서 제안을 하게 된 것입니다.
[앵커]
이상민 장관의 표현을 빌리자면 쿠데타를 주도하시는 꼴이 됐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류근창]
쿠데타라는 말은 너무 비약적인 단어인데요. 쿠데타를 하는데 사전에 공지하는 경우가 없잖아요. 그리고 회의를 하는데 저희가 총기를 휴대하고 모인다는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12.12 사태를 말씀하셨는데 저희는 경찰청장 후보자를 연행하러 모이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경찰 내부의 어떠한 반발에 대해서 우려를 표시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 비교대상은 매우 잘못 선택하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처음에 쿠데타라는 단어를 들으셨을 때 어떤 기분이 드셨는지요?
[류근창]
많이 황당하고 당황스러웠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단어니까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앵커]
이상민 장관은 지금 경찰 내에서 이런 대응을 하는 게 경찰대 출신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렇게 보는 것 같습니다. 대장님께서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류근창]
그건 잘못된 시각입니다. 처음에 행안부 경찰국 설치 얘기 나왔을 때 경감 이하 경찰관으로 구성된 직장협의회에서 먼저 반대 입장을 표명했죠. 그리고 경찰청에 근무하시는 행정공무원 그리고 주무관 노조에서도 같이 동참을 했습니다. 어찌 보면 총경들 회의는 그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거든요. 그렇다면 특정 세력은 경찰대학이 아니고 순경들이 교육받는 기관인 충북 충주의 중앙경찰학교가 특정 세력이 되겠죠. 저희는 그게 맞다고 봅니다.
[앵커]
지구대에 계시면 순경부터 경위까지 여러 후배들과 부대끼면서 일을 하시지 않습니까. 후배들은 지금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 분위기도 궁금한데요.
[류근창]
사실 경장, 순경 등 경찰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후배들은 그냥 마냥 눈만 똥글똥글 쳐다보면서 언론보도를 보고 있어요. 저게 과연 경찰한테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를 판단하기 어렵죠. 그런데 그 후배들한테 경찰서장이라는 분은 엄청 큰 자리거든요. 처음에 경찰 들어와서 아버지처럼 따르고 그분들의 말에 복종하는 걸 배우잖아요. 그런데 그분들이 경찰을 걱정해서 나섰는데 대기발령받고 감찰 조사의 대상이 됐다고 하니자신들의 미래까지도 두려워지는 것이죠. 많이 얼굴빛이 어둡습니다.
[앵커]
지난 주말 총경회의 그리고 경찰청의 대응을 보시면서 만감이 교차하시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선배들에 대한 고마움도 있으실 것 같고 또 섭섭함도 있으실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류근창]
섭섭함, 진짜 다양한 감정이 아침, 저녁으로 바뀌고 있어요. 그런데 냉철히 생각해 보면 선배님, 후배님 모두 경찰을 사랑하는 그리고 경찰을 걱정하는 그 마음은 전부 같다고 봅니다. 다만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고 그리고 입장이 다르니까 조금 다르게 표시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앵커]
마음이 많이 복잡하실 것 같습니다.
[앵커]
이어폰이 떨어지셔서. 편하게 주우시고 하셔도 괜찮습니다.
[앵커]
지금 잘 들리십니까?
[류근창]
네, 잘 들립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다음 질문 이어서 드리겠습니다. 이상민 장관뿐만 아니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까지 강경 대응을 예고했는데 그런데 이번 주 토요일에 팀장급과 지구대장이 모이는 것으로 준비됐던 회의가 전체회의로 바뀌는 모습이거든요. 이건 예정대로 열릴 수 있겠습니까?
[류근창]
전체 경찰관들이 참여하는 회의는 저는 개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봐요. 왜냐하면 일은 누군가 해야 되니까요, 주말이라도. 다만 비번이나 휴무 그리고 주말에 일하지 않는 경찰관들은 모일 가능성은 크다고 봅니다. 현재 입장에서는 진행이 되겠지만 그 사이에 변수는 얼마든지 많으니까 조금 더 지켜볼 생각입니다.
[앵커]
대장님과 비슷한 팀장급 직원분들 그리고 또 선후배들의 분위기는 좀 어떻습니까? 동참 의사를 밝히신 분들이 많나요?
[류근창]
개인적으로 저한테 전화를 주시든가 아니면 문자를 주시면서 동참하겠다고 의사를 밝히시는 분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분들하고 계속 논의 중입니다.
[앵커]
경찰 내부망에도 많은 글들이 올라온다고 저희 취재기자가 앞에 전해 드렸는데 어떻습니까? 보셨습니까, 한번?
[류근창]
네, 사실은 지난 금요일날 류삼영 총경이 대기발령 받고 그 이후에 보통 하루에 한 10~20건 올라오던 글이 지금 하루 평균 100건 넘게 올라오고 있어요. 그 정도로 평상시에는 경찰 내부망을 잘 안 보시고 그리고 글도 잘 안 올리시는 분들도 지금 용기내서 글을 많이 올리고 있다는 증거죠.
[앵커]
용기를 내는 분들이...
[류근창]
그 정도로 현장은 많이 뒤숭숭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 분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런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경찰국 신설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뭐라고 보시는지요?
[류근창]
경찰국 신설은 대단히 중대한 문제인데 그리고 국민들의 어떠한 권리와 의무에도 많은 관계가 있거든요. 만약에 경찰국 설치가 여론이 좋다면 오랜 시간 동안 끌면서 여론 수렴을 하겠죠. 그렇지만 제가 보기에는 짧게 속전속결로 하는 이유는 여론상으로도 불리하니 빨리 끝내려 하지 않는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앞서 이상민 장관이 국회 나와서 수사에 관여하는 일은 없을 거다,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그래도 모든 우려가 해소되지는 않는 겁니까?
[류근창]
장관께서는 경찰 인사권을 가져가십니다. 그리고 일선 경찰서나 도 경찰청에 근무하는 형사과장, 수사과장, 형사분들 당연히 승진하고 싶죠, 공무원 조직이니까요. 그런데 경찰청장이 인사권이 없고 장관이 가지고 있으면 그 형사과장이 누구 말을 듣고 누구한테 잘 보이겠습니까? 그것은 인사권 때문이라도 매우 어렵다고 봅니다.
[앵커]
일반 시민분들이 보기에는 이게 일선 경찰까지 이렇게 들고 일어날 일일까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분들께는 어떻게 설명을 해 주실까요?
[류근창]
들고 일어났다는 표현보다는 좀 더 올바른 경찰이 되기 위해서 몸부림치고 있다고 봐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마냥 착하고 강자한테 약한 경찰보다는 약한 자한테 한없이 약하고 강자한테 강한 그런 경찰관이 되고 싶은 게 제 소원이거든요. 이번 기회에 저뿐만 아니고 많은 경찰관들이 크게 배우고 있어요,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해서. 조금 더 살펴봐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앞서 한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를 영화에 비유해서 설명을 해 주신 것을 들었습니다. 그 내용 다시 한 번 전해 주실까요?
[류근창]
지금 영화 범죄도시2라고 천만 관객이 이미 넘었죠. 완전 대박을 지금 터뜨리고 있는데요. 사실 현실에서 범죄도시2에 나오는 마동석 형사는 없습니다. 그런데 똑같이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 변호인이죠. 그리고 8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 1987. 모두 과거 1980년대에 경찰이 대학생들을 고문하고 죄 없는 시민들을 연행해서 죄를 뒤집어씌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몰라요. 그런데 그 영화는 팩트에, 사실에 기반한 영화입니다. 불과 30년 전의 사실이죠. 우리는 그 모습을 기억하기 때문에 행안부의 경찰 장악, 경찰국 설치를 반대하는 것입니다.
[앵커]
경찰 내부 반발이 커지면서 조직이 불안정해지고 치안 업무까지 흔들리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류근창]
치안 업무는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고 제가 지금 당당하게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경찰관들 속은 상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기본 업무는 더욱더 철저히 해야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모두 다 알고 있어요. 저희는 지금 밥을 더 달라고 투정부리는 게 아니고요. 그냥 올바른 경찰이 되고 싶다고 투정하는 것입니다.
[앵커]
더 나은 경찰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봐달라는 취지의 말씀을 앞서서 해 주셨는데 마지막으로 시간 조금 더 드리겠습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국민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추가로 있으시다면 한말씀 해 주시죠.
[류근창]
오늘 국무회의에서 행안부 경찰국 설치가 통과가 되면 사실은 저희 경찰관으로서는 도저히 이를 저지할 방법이 없고 법제도상으로 따라야 되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장관하고 대통령 바뀌면 또 바뀔 것 아니겠습니까? 처음부터 다시 논의되고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통한 입법이 가능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부탁드립니다.
[앵커]
지침이 내려온 상황에서 부담이 있으셨을 텐데 그런 상황에서 인터뷰에 응해 주신 건 아무래도 국민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셨던 마음이 배경에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경남 마산의 양덕지구대장, 류근창 경감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류근창]
감사합니다.
YTN 박상연 (syeon8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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