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란 "오해 일으켰다" 해명..권성동은 방역당국 '질책'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19일 “국가주도 방역은 지속가능하지 못하다”고 말한 것에 대해 1주일 만인 26일 “오해를 일으킨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백 청장 발언이 일각에서 ‘각자도생’이란 비판을 받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여당에서는 방역지침 홍보를 강화하라는 주문이 나왔다.
백 청장은 이날 질병청 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모임 시간·인원 제한 같은 통제 중심의 정부 주도 방역이 지속성이 없다’란 말씀을 드렸는데 조금 전달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당시 발언의 취지를 설명했다. 정례브리핑은 보통 방역당국이 분석한 유행 현황을 공개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순서로 진행되는데, 이날은 이례적으로 질의응답을 하기 전 백 청장이 자신의 지난 발언 해명을 자청했다.
백 청장은 “약간 오해를 일으켰던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여러 분석자료에서 현재의 유행상황이나 오미크론의 전파력을 봤을 때 시간·인원 제한과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유행을 통제하는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란 평가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일상으로 나아가야 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뭔가 지속가능한 방역정책이 필요하고, 정부가 시간·인원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보다는 국민이 2년 반 동안 쌓아온 경험에서 취득한 지혜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것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일상회복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란 의미에서 드린 말씀”이라고 했다.
백 청장은 ‘질병청은 거리두기 없이도 이번 유행을 넘길 수 있을 거라고 보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 정도(모임 시간·인원) 제한조치로는 유행을 차단하는 효과가 크지 않다란 결과가 도출됐었고, 그 결과에 근거해서 사실 지난 오미크론 대응시기(지난 2~5월)에 환자가 몇십만명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거리두기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던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이 2년 반 동안 어떻게 조심해야 되는지, 방역에 있어서 모두 한 분 한 분 전문가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계시고, 유행을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 청장의 이례적 해명은 여당이 방역당국을 공개 질책한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온라인에선 정부 지침을 모르겠다며 각자도생이란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며 “정부는 정례 브리핑 횟수를 늘리고 방역 지침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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