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조 "계열사 차별 해소해야"..단체행동 돌입(종합)

이정후 기자,손승환 기자 2022. 7. 2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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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5개 계열사, 신입 연봉 기준 본사와 2000만원 차이
네이버 노조 "임금 및 복지 등에서 계열사 차별받고 있어"
네이버 노동조합인 '공동성명'(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 조합원들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이루기 위해 즐기는 투쟁- 풀파워업 프로젝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손승환 기자 = "드러나지 않는 노동이라고 차별받아서는 안 됩니다."

오세윤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지회장은 2022년 임금 및 단체교섭을 체결하지 못한 네이버 5개 계열사에 대한 쟁의행위를 본격화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26일 네이버 노조는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계열사 임금 및 복지 향상을 위해 단체행동에 돌입했다.

지난 14~15일 진행된 쟁의찬반투표에서 합법적인 쟁의권을 갖게 된 5개 계열사는 Δ엔아이티서비스(NIT) Δ엔테크서비스(NTS) Δ그린웹서비스 Δ인컴즈 Δ컴파트너스로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아이앤에스가 100% 지분을 소유한 네이버의 손자회사들이다.

5개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뤄진 이번 쟁의찬반투표의 투표율은 회사마다 86.05~97.78%를 기록했으며 찬성률은 86.61~100%로 집계됐다.

해당 계열사들은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해당하는 Δ고객 응대 Δ콘텐츠 운영 Δ광고운영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외부 활동을 통한 독자적인 수익은 발생하지 않으며 네이버와의 용역 계약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오세윤 지회장은 "5개 법인의 업무 자체는 네이버의 부서라고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회사로서 용역을 발주하는 전형적인 사내 하청 구조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나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 사무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열린 '이루기 위해 즐기는 투쟁- 풀파워업 프로젝트' 기자회견에서 교섭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날 '공동행동'은 단체교섭을 체결하지 못한 엔테크서비스, 엔아이티서비스, 그린웹서비스, 인컴즈, 컴파트너스 등 5개 네이버 계열사 조합원에 대한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향후 단체행동 계획을 밝혔다. 2022.7.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네이버 본사와 신입 연봉 2000만원 이상 차이…복지 격차도 심화"

네이버 노조에 따르면 5개 계열사 중 신입 초임 기준 임금이 가장 낮은 곳은 연봉 2400만~2500만원 수준으로 네이버와 비교해 약 2000만원 이상 차이 난다. 또한 업무 환경 지원 및 효율 제고를 위해 네이버 및 일부 계열사에서 지급하는 월 30만원의 개인업무지원비는 5개 계열사에 지급되고 있지 않다.

이에 네이버 노조는 5개 법인에 대해 일괄 10% 수준의 임금 인상과 월 15만원의 개인업무지원비, 직장내 괴롭힘 방지 및 조직문화 개선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법인마다 차등적으로 5.6~7.5%의 임금인상률을 적용하고 개인업무지원비와 직장내 괴롭힘 방지 전담기구 설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네이버 노조는 "네이버 본사 직원들이 3년마다 15일의 '리프레시 휴가'를 지급받는 것과 달리 5개 계열사 직원들은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의 휴가만 누릴 수 있다"며 "백신 휴가에서도 차이가 있고 회사창립기념일에도 5개 법인은 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윤 지회장은 "5개 계열사 구성원 모두 네이버의 성장을 위해 일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노동의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해 왔고 임금, 복지, 휴가 등 전체적인 노동환경에서 차이가 심해지고 있다"며 "이해관계자 중심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표방하는 네이버가 노동 격차를 강화하는 사내하청 구조를 답습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분당 판교 네이버 사옥. 2018.1.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네이버 노조 "네이버가 직접 나서서 문제 해결해야"

네이버 노조는 5개 계열사의 임금 및 복지 개선을 위해 본사인 네이버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오세윤 지회장은 "5개 계열사는 네이버가 주요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계열회사 임원에 대한 인사권도 가지고 있다"며 "네이버의 지분구조와 영업관계 종속성을 고려했을 때 해당 법인들의 임금·복지 개선을 위해서는 지배기업인 네이버의 의사결정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이번 쟁의찬반투표 이전에 진행된 2차례의 노동쟁의 조정에서 3개 지역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위원들 역시 모기업인 네이버의 개입 없이 문제해결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네이버 노조는 국회 상임위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국회의원들과도 교류해 IT업계의 '자회사 하청 구조' 및 '크런치 모드' 등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네이버 노조가 진행하는 '이루기 위해 즐기는 투쟁' 단계별 행동© 뉴스1

◇네이버 노조 "이루기 위해 즐기는 투쟁" 실시 네이버 노조는 게임 요소를 접목해 단체행동의 수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쟁의 행위를 Δ착한맛 Δ순한맛 Δ보통맛 Δ매운맛 Δ아주매운맛으로 구분하고 각 단계에 해당하는 단체행동을 '퀘스트'로 지칭, 일정 수 이상의 조합원이 참여하면 다음 퀘스트에 해당하는 쟁의행위를 추진한다.

'착한맛'과 '순한맛'이 네이버 노조 조합원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활동으로 구성된 반면, '보통맛'부터는 온라인 집회와 피케팅이 진행되며 '매운맛'은 오프라인 집회, '아주매운맛'은 최고수위의 쟁의 행위인 '파업'이 진행된다.

현재 네이버 노조는 '착한맛'에 해당하는 단체행동을 진행 중이며 퀘스트 달성조건 중 하나인 '공지사항 댓글 200개'는 5시간 만에 완료됐다. 네이버 노조는 조합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단체행동의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지만 최종단계인 파업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측과의 대화를 우선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오세윤 지회장은 "사측과 대화를 계속 시도하면서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에 오프라인 집회나 부분파업, 전체 파업 등 수위를 높여갈 것이지만 파업까지 가야 한다고 아직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실제로 파업이 이뤄질 경우 네이버 서비스 운영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는 노조 측의 임금·복지 요구안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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