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파상공세에 '이제는 안 되겠다'..中시진핑 정상회담 '정상화'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2022. 7. 2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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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단했던 정상외교를 재개한다.

26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국무원 총리와 회담한다.

코로나19 환경은 변하지 않았지만 시진핑 국가주석이 국제 외교 무대에 재등장하는 건 중국을 둘러싼 국제 환경이 그만큼 긴박하다는 걸 의미한다.

중국과 시진핑 주석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외교적 고립을 자처하는 사이 중국을 둘러싼 경제적, 지정학적 긴장이 역대급으로 치솟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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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베이징 회담..코로나 이후 첫 정상외교
[홍콩=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반환 25주년인 1일 홍콩에서 존 리 신임 행정장관의 취임식(홍콩 특별행정구 제6기 정부 출범)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홍콩 특별행정 정부와 사회 각계의 공통된 노력 아래, ‘일국양제’는 홍콩에서 세계가 인정하는 성공을 거두었다”라며 “일국양제와 같은 좋은 제도는 바꿀 이유가 없어 반드시 고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2022.07.0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단했던 정상외교를 재개한다.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이 여전하지만 미국의 거센 대중국 압박 속에 정상외교를 '정상화' 해야 할 필요가 커진 데 따른 결정이다.

26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국무원 총리와 회담한다. 이들은 양국 협력 방안과 다자 외교 현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오는 11월 인도네시아가 의장국이 돼 주최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시진핑 주석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외교가는 예상한다.

조코위 대통령 방중은 코로나19 이후 중단된 시진핑 국가주석의 대면 외교에 마침표를 찍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시 주석은 2020년 1월 미얀마를 방문한 이후 대면 정상회담을 하지 않았다. 올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회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만나긴 했지만 행사 성격과 정치적 목적성 등으로 별다른 의미를 부여받지 못했다.

시 주석이 조코위 대통령과 직접 만날 것인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브리핑에서 "자세한 건 밝힐 수 없다. 이번 방문은 동계 올림픽 이후 첫 번째 실질적인 방문이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 말처럼 해외 정상이 베이징 땅을 밟는 것 자체가 상당한 변화다. 중국은 외교적 결례 논란에도 불구하고 고위급 회담조차 베이징 밖으로 손님을 초대하는 등 베이징 방어에 몰입해왔다. 게다가 조코위 대통령이 중국 도착 다음날 격리 없이 정상회담 활동을 벌이는 것도 진일보한 조치다.

코로나19 환경은 변하지 않았지만 시진핑 국가주석이 국제 외교 무대에 재등장하는 건 중국을 둘러싼 국제 환경이 그만큼 긴박하다는 걸 의미한다. 동남아시아 지역만 해도 미국이 주축이 돼 아시아·태평양 지역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켰다. 인도네시아는 IPEF의 일원이다.

최근에는 반도체를 매개로 미국과 한국, 일본, 대만 등 4개국을 하나로 묶는 '칩4' 결성을 추진하며 한국의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향 반도체 공급망을 흔들어 중국 산업 전반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중대한 변곡점이다.

미국 권력 서열 3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대만을 방문하겠다며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을 최대치로 끌어 올렸다. 중국과 시진핑 주석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외교적 고립을 자처하는 사이 중국을 둘러싼 경제적, 지정학적 긴장이 역대급으로 치솟은 것이다.

이런 와중에 시진핑 주석이 11월 유럽 정상들을 베이징으로 초청했다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가 얼마전 나왔다. 시 주석이 나서 미국 중심 외교판으로부터 유럽을 잃지 않겠다는 의도에서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중국의 외교적 위기 상황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악화 일로인 대외 환경은 10월 공산당대회에서 인민들 지지 속에 3연임을 매듭지으려는 시 주석의 계획에도 중대 도전 과제이기도 하다. 모든 게 경제와 국력 손실로 고스란히 이어지면서 일자리 감소, 삶의 질 저하를 유발해 체제 안정을 위협할 여지가 있다.

중국은 자신을 향한 미국의 고립 전략을 잘 알면서도 겉으로는 큰 위협이 되지 못한다며 미국을 향해 말폭탄만 쏟아내고 있다. IPEF 출범 당시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아태 지역을 진영화, 나토화, 냉전화 하려는 음모는 실패할 것이며 어떤 형태든 경제협력의 틀을 이용해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시도는 자신만 고립시킬 뿐"이라고 미국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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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s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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