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창간기념일이니 출입처에서 화분 받아오라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 언론사에서 창간기념일을 앞두고 일선 기자들에게 각 출입처에서 난(蘭) 등 화분을 받아올 것을 요구해 논란이다.
오는 8월8일 창간 34주년을 맞는 경기일보 취재기자들은 과거 창간기념일에 '난', '화분', '화분:나무' 등을 보낸 이들의 명단과 날짜 등이 적힌 문건을 전달받았다.
경기일보는 20여년 전부터 창간기념일을 전후해 각계 유력인사에게 축전, 화분, 난, 액자, 화환을 받아왔고 이를 보낸 이들의 명단과 직책을 경기일보 홈페이지에 알려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기일보, 창간 34주년 앞두고 기자들에게 난·화분 받아오도록 해 논란
노조 "기자협회와 함께 문제제기"…편집국장 "소통문제로 오해,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한 언론사에서 창간기념일을 앞두고 일선 기자들에게 각 출입처에서 난(蘭) 등 화분을 받아올 것을 요구해 논란이다.
오는 8월8일 창간 34주년을 맞는 경기일보 취재기자들은 과거 창간기념일에 '난', '화분', '화분:나무' 등을 보낸 이들의 명단과 날짜 등이 적힌 문건을 전달받았다. 과거 사례를 참고해 각자 출입처에서 선물을 받아오라는 지시인 셈이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해당 문건을 보면 경기·인천 지역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국회의원, 기업 임원, 경찰 관계자, 공공기관 임원, 타 언론사 대표나 언론 관계자 등 100여개의 단체나 관계자 명단이 기재돼있다.
기자들이 출입처에서 자신의 언론사 행사를 위해 화분 등을 받아오도록 하는 동원하는 행위에 일부 기자들은 비판 정서를 드러내기도 했다. 익명앱 '블라인드'에는 “말이 되냐”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창간이랍시고 기관마다 가서 난 구걸해오라고”라며 “왜 아무도 이런 거 신고 안함”이라는 내용이었다. 해당 글에는 “대규모 이직 사태에 노조 차원에서 움직임이 필요할 것 같다”는 댓글도 달렸다.
경기일보는 20여년 전부터 창간기념일을 전후해 각계 유력인사에게 축전, 화분, 난, 액자, 화환을 받아왔고 이를 보낸 이들의 명단과 직책을 경기일보 홈페이지에 알려왔다.
출입처에 난을 받아오라는 요구에 대해 편집국 내에선 '기자로서 부적절한 행위이며 시대착오적인 요구'라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이미 쌓였던 불만이 이번 사건으로 터져 나오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경기일보 편집국 규모가 100명이 채 안 되는데 올 상반기에만 열명 이상 퇴사했다. '조직문화가 문제'라는 평가다.
구성원들도 회사 측에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정자연 전국언론노조 경기일보지부장은 지난 2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노조가 기자협회와 함께 편집국장을 통해 사측에 '부당한 일이 없도록 해달라'라고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용성 경기일보 편집국장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소통과정에서 의도와 다르게 문제가 있었다”며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오해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자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앞으로 이런 일이 절대 없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퇴사한 기자가 많은 것에 대해 이 국장은 “이직한 기자들도 있었고, 일부 기자들은 퇴사하면서 '이런 부분은 고쳐줬으면 좋겠다'는 건의도 했다”라며 “대책을 마련하려고 관련 회의를 하고 새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경기일보 측은 난을 받아오라는 것이 회사 차원의 지시가 아니었다고 했다. 경기일보 한 임원은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부서장들, 데스크가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회사 차원에서 그런 지시를 내린 적 없다”고 말했다.
※ 미디어오늘은 여러분의 제보를 소중히 생각합니다. news@mediatoday.co.kr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s ⓒ 미디어오늘.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가 틀렸다’ 인정하지 않는 시대에 뉴욕타임스가 보인 ‘파격’ - 미디어오늘
- ‘공매도와 증시 하락은 연관성 없다’는 언론에 대하여 - 미디어오늘
- [아침신문 솎아보기] 행안부장관 쿠데타 발언에 ‘불난 집 기름’ ‘궤변’ - 미디어오늘
- ‘노동보도’는 없고 ‘파업보도’만 있는 우리 언론 - 미디어오늘
- 국보법, 대통령만이 통치행위차원서 그 적용 안 받아-국민주권 침해 문제 심각 - 미디어오늘
- “공영방송 정치적 독립” 과방위 제1과제 요구하는 언론계 - 미디어오늘
- 언론노조 MBC본부 “마지막 기회”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 촉구 - 미디어오늘
- MBC 국장급 23명 중 여성 국장급 인사 몇 명일까 - 미디어오늘
- 박범계, 검찰 인사 패싱 전례 묻자 한동훈 “박범계 장관일 때” - 미디어오늘
- 언론노조 KBS본부, 국힘 KBS수신료 폐지 성명에 “때리기 그만” -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