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높이 500m, 길이 120km 초대형 건축물 건설 추진

강영진 2022. 7. 2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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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북서부 미개발지 해안부터 산악까지
모듈건물 두 줄로 이어붙이는 방식
석유 의존 탈피 위한 개발계획 일환

[제다=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사우디 제다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7.15.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북서부 건조지대를 개발하는 계획의 일환으로 높이 500m, 길이 120km의 초대형 건축물을 지을 구상을 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북서부 지대 개발을 주문하면서 이집트 피라미드처럼 획기적인 개발계획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설계자들이 제시한 방안은 해변에서 산과 사막을 통과하는 거대 건축물 2채를 나란히 짓자는 계획을 제시했다. 두 건축물은 서로 도보교로 연결된다.

미러 라인(Mirror Line)이라는 이름의 이 계획은 1조 달러를 투입해 500만명을 수용하는 개발계획에 따른 것이다. 건축물 지하에는 고속철도가 운행되고 주민들에게 공급할 농산물을 생산하는 수직 농장들이 설치된다. 또 지상 300m 높이에 스포츠 스타디움이 들어서며 두 건물 사이 아래 쪽에는 요트 정박지가 만들어 진다.

미러 라인 계획은 미 매서추세츠주만한 지역을 개발하는 계획으로 빈 살만 왕세자가 석유에만 의존하는 사우디 경제의 미래를 변화시키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 사우디는 이 계획으로 외국인 투자가 유치되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한다.

사우디의 개발계획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은 아직 뜨겁지 않으며 2018년 빈 살만 왕세자 지시로 미국인 칼럼니스트를 살해한 사우디 인권상황을 이유로 서방 투자자들이 외면하는 상태다.

그러나 지난 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해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한 뒤로 서방의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사우디는 유가 급등으로 인해 국가 수입이 크게 늘었으며 이 덕분에 빈 살만 왕세자는 미러 라인과 같은 야심적 계획을 과감하게 추진할 여력이 생겼다. 계획이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지만 미러 라인 계획이 실행되면 세계 최고의 관광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미러 라인에 등장하는 건물은 전례가 없는 것이다. 특히 빈 살만 왕세자가 2030년까지 완공토록 지시하면서 아직 해결하지 못한 수많은 과제들을 서둘러 해결해야 한다. 예컨대 미러 라인 건물 사이로 몰려들 수백만 마리의 새들을 어떻게 처리할 지부터가 문제다.

지난 해 1월 처음 제시된 미러 라인 건설계획에 따르면 완공 기간이 여러 단계의 건설 과정을 거쳐 50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팬데믹 시대 사람들이 고층 빌딩에 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문제며 거대한 건물 무게로 인해 사막 지하에 흐르는 와디(지하 강물)에 미치는 영향이 파악되지 않았고 조류와 동물의 이동도 어렵게 만들 것이 분명하다.

미러 라인 계획은 인근 두바이가 빠르게 야심적인 개발을 진행한 것을 칭찬하면서 입안됐다. 두바이에는 세계 최고 높이인 823m 빌딩과 주택 및 아파트가 늘어선 야자수 모양 섬이 들어서 있고 세계 지도를 모방한 다도해가 건설돼 있다.

그러나 두바이처럼 사우디도 모든 계획대로 개발이 진행되진 않을 전망이다. 사우디는 과거 석유가가 고공행진을 할 당시 세계 최고 높이의 건물을 지으려다가 포기했다. 거대 계획을 세운 사우디 국부 펀드 산하의 개발계획 전담 네옴이라는 회사는 개발 계획 진척이 느려 해외 노동자들이 고용이 주기적으로 늘었다 줄어드는 현상을 반복해왔다.

미러 라인 설계사는 미국의 모포시스건축으로 프리츠커상을 받은 건축가 톰 메인이 설립자다. 그밖에 캐나다 WSP 글로벌, 뉴욕의 손튼 토마세티 등의 설계 및 엔지니어링 회사가 참여했다. 이들은 길이 720m, 높이 500m인 건물들을 계속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건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완공된다면 미러 라인은 아카바만에서 해안까지 연결되는 산간지대를 양분하게 되며 동쪽으로 계속 확장하면서 사우디 정부가 사막에 건설을 구상중인 "공중도시"로 연결된다. 총 105㎞에 달하는 이 구조물은 사실 건축가들이 100여년 전부터 관심을 보여오던 개념이 반영된 것이다. 1882년 스페인 건축가 아르투로 소리아 이 마타가 마드리드를 선형도시로 확대하는 계획을 선보였다.

빈 살만 왕세자는 자동차와 오염이 없는 선형도시 구상을 지난해 1월 처음 공개했다. 당시 그는 이 계획이 페니실린의 발견 및 달 착륙에 비견하는 인류의 성취라고 선전하면서 차량 사고로 발생하는 인명 손실과 공해 발생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루 100만명이 걸어서 5분 거리만 이동하면 만날 수 있고 도시 끝에서 끝까지 이동도 20분밖에 안걸린다고 했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며 북서부의 미개발지에서 건설한다고 밝혔다.

당초 설계자들은 미러 라인을 따라 공동체가 들어서도록 구상했다. 그러나 빈 살만 왕세자가 "나만의 피라미드를 짓고 싶다"며 보다 과감한 설계를 구상하도록 주문했다.

설계자들은 미러 라인 빌딩만 500만명을 수용하는 등 총 건설계획에 따라 600만명이 수용되도록 설계했다. 채소들은 자동으로 생산 포장해 각 지역 식당이나 공동 부엌으로 배송되며 주민들은 내는 돈만큼 아침, 점심, 저녁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거대 건물을 평행하게 두줄로 짓는 계획에 따라 그림자가 발생하는 것이 문제였다. 햇빛이 없으면 건강을 해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사상 최초로 지구 곡률이 건물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지구는 1.6㎞ 당 20㎝ 가량 둥글기 때문에 길이가 720m인 건물 모듈 상단을 곡률에 맞춰 휘어지도록 건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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