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소비가 막은 '경기하강'.."韓경제 이미 침체국면 들어서"

윤명진 기자 2022. 7. 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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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 분기 대비)이 0.7%로, 시장 전망(0.3%)보다 높게 나왔으나 내용을 보면 불안 요소가 더 큰 상황이다.

한국은행 안팎에서도 하반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수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올해 연간 경제 성장률 전망치(2.7%)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분기 실질 GDP 성장률 속보치 0.7%는 민간 소비가 전 분기 대비 3.0% 대폭 상승한 게 주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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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銀, 2분기 0.7% 성장

거리두기 해제로 민간소비 증가

‘지속가능’ 수출·투자는 하락해

기준금리 인상에 코로나 재확산

세계경기 등 대외여건도 악화

지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 분기 대비)이 0.7%로, 시장 전망(0.3%)보다 높게 나왔으나 내용을 보면 불안 요소가 더 큰 상황이다. 민간과 정부의 소비가 성장률을 끌어올렸지만, 수출은 감소세로 돌아섰고 설비 투자는 뒷걸음질을 쳤다. 이미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은행 안팎에서도 하반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수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올해 연간 경제 성장률 전망치(2.7%)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분기 실질 GDP 성장률 속보치 0.7%는 민간 소비가 전 분기 대비 3.0% 대폭 상승한 게 주요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와 오락문화·음식·숙박 등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대면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정부소비도 사회보장현물수혜를 중심으로 1.1% 증가했다.

반면, 성장기여도에서 보다 중요한 수출은 화학제품과 1차 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3.1% 감소세로 돌아섰다. 2월 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데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의 지역 봉쇄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수출의 발목을 잡았다.

부문별 성장률 기여도를 보면 이 같은 추세는 더욱 분명하게 확인된다. 민간 소비의 성장기여도는 1분기 -0.2%포인트에서 2분기 1.4%포인트로 급등하면서 각 부문 중에서 기여도가 가장 컸다. 정부소비의 기여도도 0.2%포인트로 집계됐다. 반면 순수출은 직전 분기만 해도 1.7%포인트에 달했으나 2분기 들어 -1.1%로 곤두박질쳤다.

한은은 지난 5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연간 경제 성장률 달성치를 2.7%로 예상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이보다 더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분명 (2.7%보다) 낮아질 거다”며 “올해 성장률은 2% 중반이 유지되고 내년에는 2% 초반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경제 여건이 좋지 않아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향후 우리 경제는 높은 물가 오름세와 주요국 성장세 둔화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고 최근 코로나19 확산 움직임은 민간 소비 등에 하방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출을 둘러싼 대외 여건 불확실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황 국장은 “반도체, 화학제품 등 수출 부문 가격보다 원유, 석탄·석유제품 등 수입품 가격이 더 크게 상승하면서 교역 조건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민간 경제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팀장은 “하반기 들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이 소비를 짓누르기 시작했다”며 “경제 성장률이 앞으로 상당폭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대규모 재정투입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대면 소비로 일부 개선됐지만,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물가 안정을 위한 추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성 교수는 “GDP 성장률이 웬만큼 나온 데다, 물가 상승률이 높은 상황이어서 한은이 (8월에도) 기준금리를 (적극적으로) 인상할 여건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명진·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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