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만 남은 英 총리후보들, 저마다 "내가 중국과 싸울 적임자"

이용성 기자 2022. 7. 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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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을 발표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후임 자리를 놓고 최종 대결을 펼칠 리시 수낙(42) 전 재무장관과 리즈 트러스(47) 외무장관이 반중(反中) 카드를 승부수로 띄웠다.

수낙 전 장관은 구체적으로 "영국 대학이 중국 정부의 소프트파워 증진을 위해 공자학원에 이용당하고 있다"며 "중국 공산당을 영국 대학들에서 쫓아내겠다(kick out)"고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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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을 발표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후임 자리를 놓고 최종 대결을 펼칠 리시 수낙(42) 전 재무장관과 리즈 트러스(47) 외무장관이 반중(反中) 카드를 승부수로 띄웠다. 서로 자신이 중국에 강경하게 맞설 적임자라며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왼쪽)과 리시 수낙 전 재무부 장관. /트위터 캡처

25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수낙 전 장관은 “중국이 영국과 세계의 안보와 번영을 가장 크게 위협하고 있다”며 영국에서 운영되는 공자학원 30개를 모두 폐쇄하는 것을 포함해 영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주요 공약들을 제시했다.

공자학원은 중국이 해외에서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설립한 중국 정부 직속 기관이다. 중국의 이미지를 향상하고, 소프트파워를 확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를 받는 동시에 중국 공산당을 선전하는 국가 지원 조직이라는 비난도 받아왔다. 아울러 일부 서방국가에서는 중국의 스파이기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수낙 전 장관은 구체적으로 “영국 대학이 중국 정부의 소프트파워 증진을 위해 공자학원에 이용당하고 있다”며 “중국 공산당을 영국 대학들에서 쫓아내겠다(kick out)”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공자학원을 겨냥해 영국 대학이 해외 기관 등으로부터 5만 파운드(약 7900만원) 이상 연구비를 지원받는 경우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영국 보안정보국(MI5)을 통해 중국의 스파이 활동 감시를 강화하고, 영국의 기술 스타트업을 중국 투자 자본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국가보안법을 더 강력하게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중국의 사이버 안보 위협에 대항하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형식’의 새로운 국제적 동맹 창설도 공약했다.

하지만 트러스 외무장관 측은 수낙 전 장관이 그동안 중국에 대해 온건한 태도를 보여왔다고 비난하면서 그 예로 2019년 영-중 경제금융대화를 개최한 것을 들었다. 대표적인 대중(對中) 강경파이자 트러스 장관을 지지하는 이언 덩컨 스미스 전 보수당 대표는 “지난 2년간 수낙이 (중국의 위협에 대응해) 무엇을 했느냐”고 공세를 펼쳤다.

트러스 장관 측은 대중 강경파로 외교 정책을 펼쳐온 트러스 장관이 수낙 전 장관보다 중국에 맞설 의지가 훨씬 더 강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주요 7국(G7)이 중국의 위협에 대항하는 ‘경제 나토’가 돼야 한다며, 중국이 국제 규범에 따라 행동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앞서 지난 20일 실시한 영국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 5차 투표에서 수낙 전 장관(137표)과 트러스 장관(113표)이 각각 1·2위를 차지하며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보수당은 지난 22일부터 약 16만명에 달하는 전체 당원을 대상으로 우편 투표를 실시해 오는 9월 5일 새 당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은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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