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 '차없는 도청' 구상
[청주] 김영환 충북지사가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밝힌 '차 없는 도청' 구상이 지역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김 지사는 최근 페이스북에 "오래된 건축과 정원을 살려 도청을 명품 미술관으로 만들자"는 취지로 도청 근무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지사는 구체적으로 "(도청)밖에 주차타워를 설치해 '차 없는 도청'을 만들 것"이라며 "도청 주차장을 꽉 채운 자동차들은 이제 '소풍'을 갈 것'이라며 구상을 밝혔다.
그는 "옥상에는 하늘공원이 만들어지고, 넓은 복도는 사무공간으로 재구성되는 한편 전시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의 글이 공개되자 도청 내 주차장을 폐쇄하는 것이 공무원 후생복지와 도민 이익에 부합하는지, 주차타워 건설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일부 회의론이 도청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청주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도청은 만성적인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다.
도는 본관 앞과 신관·동관·서관 앞뒤 노면에 총 377면의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다. 민원인 주차장과 장애인·여성전용을 포함해서다. 많게는 하루 1000대 가량의 차량이 도청을 드나들며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차장이 태부족하다 보니 본청 공무원(전체 1300명)의 경우 부서별 배정에 의해 170명만 이 주차장을 쓰고 있다.
315명은 도청의 요금 지원으로 CGV서문 등 인근 5곳의 주차장에 차를 댄다. 이들 주차장 외에 더는 임차 가능한 주차장이 없다. 나머지 직원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도보로 출퇴근하는 실정이다.
도청 내 주차장을 대신할 주차타워를 상당한 규모로 짓지 않는 한 주차난은 지속하고 민원인들의 불편도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2024년 하반기에는 옛 중앙초등학교 부지에서 추진 중인 충북도의회 청사 및 충북도청 제2청사 건립사업이 완료돼 주차난이 완화할 수 있다. 이곳에는 406면의 주차장이 조성된다.
그런데 도청 주위에 현재 수준인 최소 377면의 주차타워를 만들 부지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비어 있는 상가 건물 등을 사업 부지로 매입한다고 해도 매입비는 물론 막대한 건립비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
도의 재산관리 부서는 주차타워 설치에 1면당 대략 4천만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 지사는 관사(아파트)를 사용하지 않고 집무실을 88㎡에서 22㎡로 대폭 줄이는가 하면 도민 소통용 휴대전화 번호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등 탈권위·개혁 행보로 임기 초반 호평을 얻고 있다.
그러나 도청을 문화공간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제시한 '차 없는 도청' 정책은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는 김 지사 주재로 오는 26일 대회의실에서 외부 전문가와 노조, 관련 부서 과장·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도청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벌일 예정이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25일 성명을 내고 "도청은 공무원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혈세를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지사가 용지 확보 등 예산까지 충분한 검토를 했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사가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연구용역(10억원) 결재 번복 결정을 포함해 설익은 정책을 개인 SNS를 통해 쏟아내는 것은 소통보다는 통보에 가깝다"며 "독단적인 판단으로 민심 이반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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