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통증과 함께 찾아오는 '대상포진', 여름에 더욱 조심해야 하는 이유

윤새롬 2022. 7. 2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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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을 앓았던 환자들은 통증에 대해 ‘수십 개의 바늘이 온몸을 콕콕 찌르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며 손사래를 친다. 심하면 산통과 견줄만한 통증을 경험한다는 대상포진. 전염병은 아니지만, 7~9월 사이에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 주의가 필요하다.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더위로 인해 면역력 저하된 틈 노린다
대상포진은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 VZV) 감염에 의해 피부에 띠 모양의 운집된 물집과 통증이 함께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는 어린 시절 수두를 발생시키는 바이러스와 같다. 수두 치료 후 바이러스가 몸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신경을 타고 척수 속에 숨어 있다가, 몸이 약해지거나 면역 기능이 떨어지면 다시 활성화되어 대상포진을 유발한다. 여름철에 대상포진 환자 수가 증가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더위로 인해 체력 및 면역력이 급격하게 저하되기 때문. 지나친 냉방으로 인한 실내·외 온도 차와 더위로 인한 수면 장애, 체력 저하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대상포진이 발병하기 쉬운 몸 상태가 되기 쉽다.

남성보다 여성, 50~60대 더욱 주의해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을 통해 2021년 대상포진 환자 72만 5,831명을 조사한 결과, 여성이 62.3%, 남성은 37.7%로 나타났으며, 환자 수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55~64세였다. 이처럼 대상포진이 중장년층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폐경’을 원인으로 꼽는다. 폐경이 찾아오면 호르몬 이상 등으로 면역력이 감소하고, 다양한 신체 변화가 찾아와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이다.

띠 모양으로 발생하는 발진과 수포가 특징, 통증의 정도는 사람마다 달라
대상포진은 발생하기 평균 4~5일 전부터 신경을 따라서 몸 한쪽의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통증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른데, 작열감을 동반한 쓰라린 통증,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 등이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격렬하게 나타나는가 하면, 벌레에 쏘인 것처럼 가볍게 지나가기도 한다.

발진과 수포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12~24시간 이내에 물집을 형성하고, 3일 정도 후에는 고름이 들어 있는 농포로 변화한다. 이때 심하면 스치는 듯한 가벼운 자극에도 극심한 고통을 느낄 수 있다. 7~10일 정도가 지나면 딱지가 형성되며, 딱지가 떨어져 피부가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약 1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피부 증상은 수두에 걸렸을 때 발진이 나왔던 부위로, 가장 흔한 곳은 흉추 신경이 있는 겨드랑이 아래에서 가슴 부근에 잘 나타난다. 하지만 드물게 눈이나 귀, 성기나 항문 등에 침범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대상포진보다 더 무서운 대상포진 후 신경통
피부 발진이 사라지더라도 신경통은 남을 수 있다. 환자의 연령과 면역상태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대상포진 환자 3명 중 1명 정도는 이러한 통증을 경험하며, 나이가 많을수록 확률은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피부 발진이 생긴 지 1개월이 지난 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후유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대상포진 후 나타나는 신경통은 한 번 발생하면 치료하기 쉽지 않고, 수개월 또는 수년간 지속될 수 있으며, 심하면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초래할 수 있다.

대상포진이 사라지더라도 신경통은 남을 수 있다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조기 치료가 관건, 의심 증상 있으면 최대한 빨리 병원 방문해야
2002년 가정의학회지에 발표된 조선대학교 의과대학의 ‘대상포진 치료 시작 시기와 포진 후 신경통 발생’ 논문에서는 “대상포진의 치료 시기가 지연될수록 통증의 호전율이 감소하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4주간 대상 치료 치료받았을 때, 발진 1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한 군은 100%의 통증 소실이 관찰됐지만, 발진 2일과 3일에 치료를 시작한 군일수록 통증 호전율이 낮아진 것. 연구팀은 “결론적으로 적절한 항바이러스 약물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하는 것은 치료 시점부터 나이나 치료 지연과 같은 요인이 작용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라고 설명하며, “특히 고령자에서 심한 통증과 발진을 동반한 대상포진이 발생할 경우 항바이러스 약물의 조기 투여와 함께 대체 요법의 병행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대상포진을 의심할만한 증상이 나타났다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해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좋다. 아울러, 미리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하면 대상포진은 물론 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률도 감소시킬 수 있다. 만 60세 이상이라면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만약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심하게 나타난다면, 진통제 투여나 국소 열 찜질, 염증 완화제 주사, 신경 차단술 등을 통해 통증을 경감시킬 수 있다.

윤새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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