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한동훈, 막무가내라 토론이 안 되더라"
윤 정부 첫 법무부 장관 한동훈과 대정부질문 설전
"법리에 있는 것도 무시..코드 인사인데 협의가 되겠나"
윤석열 정부의 국회 첫 대정부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격돌했던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장관이) 막무가내라 토론이 안 되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법무부의 국무위원 인사검증, '총장 패싱' 검찰 인사에 대한 한 장관의 답변 태도를 두고는 "명백히 법에 나오는 것조차도 인정하려 들지 않고 자기 프레임을 짜고 강력하게 주장했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전날 대정부질문에 대해 "서로 자기의 논리와 법리를 고집하니까 토론이 안 되더라"고 평가했다.
대정부질문 첫날인 25일에는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가 다뤄졌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법무부 장관인 박 의원은 윤석열 정부 첫 법무부 수장인 한 장관에게 "정부조직법 제31조에 법무부 장관의 직무 중 인사는 없다", "18명 국무위원 중 한 명에 불과한 법무부 장관이 국무총리를 검증하고, 대통령 비서실장을 검증할 수 있는 왕중의 왕, 일인 지배시대를 열려고 한다"고 질책했다. 한 장관은 "과거 민정수석실도 (인사혁신처에서 검증 업무를) 위임받아 했다. 그렇다면 과거 민정수석실도 전부 위법"이라며 맞받았다. 두 사람은 검찰 인사 관련해서도 격돌했다. 한 장관이 검찰총장 공석에도 대검검사급, 고검검사급, 평검사 인사를 강행했다는 박 의원의 공격에 "과거 의원님께서 장관일 때 검찰총장을 완전히 패싱하고 인사한 것으로 안다"고 응수해 국회 여당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범계 의원의 참패'(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란 평가가 나오지만, 정작 박 의원은 인터뷰에서 "참 막무가내구나, 오로지 자기 법리만 고집을 하는구나, 그 법리도 틀린 사실에 기초한다"고 한 장관을 깎아내렸다.
'전임 문재인 정부하고 비교를 하거나 박 의원 자신과 비교를 하는 한 장관 화법은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저쪽의 아주 특기"라며 "그런데 (한 장관이) 아주 그것을 일찍 배웠더라"고 비꼬기도 했다.
검찰총장 대행과 인사 협의는 무효...재차 묻자 "제 법리해석은 그렇다"
박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다 하지 못한 한 장관 답변에 대한 반박을 이어갔다.
먼저 법무부의 국무위원 인사 검증 권한은 "정부조직법에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역대 전임 정부들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통해 국무위원 인사를 검증한 건 "근거가 정부조직법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사혁신처장에게 부여돼 있는 인사권한을 (타 부처에) 전부 위임하도록 돼 있지 않다. 한데 한 장관이 위임받은 건 사실상 전부"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민정수석은 원래 법무부 장관하고 서로 견제와 균형을 갖추는 자리이고 저도 (장관 시절) 민정수석과 견해차가 꽤 있었다"며 "(권력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면 원톱정치"라고 주장했다.
검찰의 '총장 패싱 인사'는 박 의원이 장관시절 했다는 한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한 장관이 검찰총장 직무대리와) 충분히 협의했다고 하지만, 협의는 검찰총장과 협의하도록 돼 있지 대행과 하도록 돼 있지 않다"는 논리다. 사회자가 '대행은 안 되는 거냐'고 재차 묻자 박 의원은 "제 법리 해석은 그렇다"고 한발 물러났다. 이어 "더 중요한 건 한동훈 장관 원톱과 지금 대검 차장하는 직무 대행이 서로 같은 코드인데 그게 무슨 협의냐"고 항변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 첫 대정부질문 이틀째인 이날 오후, 경제 분야 질의가 진행된다. 여야는 한덕수 국무총리, 추경호 경제부총리 등 경제부처 국무위원을 대상으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따른 민생위기와 경기침체 대응 방안에 대해 집중 질의할 예정이다. 법인세 인하, 부동산 다주택자 중과세율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윤석열 정부의 첫 세제 개편안을 두고 야당 의원들의 집중 공세가 예상된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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