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설립 도와줬더니 거래처까지 가로채" 지인 살해 60대 징역 18년

자신의 도움을 받아 업체를 차린 지인이 도리어 거래처까지 가로챈 데 앙심을 품어 살인을 저지른 60대에게 징역 18년이 선고됐다.

부산법원종합청사 전경. 국제신문 DB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5부(박무영 부장판사) 살인 혐의로 기소된 A(61) 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1월 15일 부산 사상구 한 식당에서 흉기로 B(63) 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사상구에서 닭 가공업체를 운영해온 A 씨는 식용유 공급과 관련해 B 씨를 알게 됐다. 두 사람은 평소 함께 술자리를 갖는 등 가깝게 지냈다.

사건 발단은 지난해 4월 빚어졌다. 당시 B 씨는 닭 가공업체를 차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같은 업종 회사를 운영하는 A 씨는 직접 나서 그를 도와줬다. 그런데 도움을 받은 B 씨는 오히려 A 씨가 운영하는 업체의 경리 직원을 데려가면서 그의 기존 거래업체까지 모두 가로챘다. 이 때문에 A 씨 업체의 매출이 급감하는 등 회사 경영이 악화했다.

앙심을 품은 A 씨는 그를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지난 1월 15일 B 씨에게 전화를 건 A 씨는 “나는 당신에게 잘해줬는데, 왜 당신은 내 거래처를 빼앗았냐”고 화내며 근처 식당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6시35분께 만나 술을 마셨다. A 씨가 “왜 거래처를 다 뺏어 갔느냐”고 따지자, B 씨는 “나는 잘못 없다”고 말하며 그를 쳐다봤다. 이 모습에 순간 격분한 A 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를 주머니에서 꺼내 B 씨의 목을 찔렀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피해자에게 앙심을 품고 있던 피고인이 피해자와 식사하던 중 미리 준비한 칼로 무방비 상태에 있던 피해자를 갑자기 찔러 그 자리에서 살해한 것으로, 범행 경위와 내용, 범행 수법 등에 비추어 죄질과 범정이 극히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