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올해 차입금 계획치 28조원 벌써 소진.. 12조원 증액
올 들어 운전자금 7조, 미수금 6조 늘어
단기차입금 특히 집중.. 한도 확대 추진
'돌려막기' 늘어나 재무건전성 악화 불가피
한국가스공사(036460)가 올해 장단기 차입금 전망치를 연초 계획했던 28조4000억원에서 40조4000억원으로 12조원 늘렸다. 환율과 금리, 유가 인상 등으로 반년 만에 약 28조원을 끌어 쓴 결과다. 특히 증가분 대부분이 당장 필요한 운전자금을 대기 위한 단기차입금으로 이뤄져 있어 가스공사의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는 부채비율 400%를 넘겨 재무위험기관으로 분류된 상태다.
26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지난 15일 ‘운전자금 증가 예상에 따른 재무대응 방안’을 감사위원회에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지난 6월 말 기준 차입금 잔액은 장기 20조1000억원, 단기 7조7000억원 등 총 2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가스공사가 전망한 한 해 장단기 차입금 계획치(28조4000억원)를 대부분 소진한 것이다.
가스공사의 장단기 차입금 전망이 크게 엇나간 것은 올 들어 시장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당초 가스공사는 올해 금리가 10년물 국채금리 기준 연 2.54%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달 현재 3.3%로 가스공사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환율 역시 연초에 달러당 1156원을 예상했지만, 현재 1300원을 넘어선 상태다. 연료값도 급등했다. 이달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03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가스공사 전망치는 75달러였다. 동북아 천연가스 현물가격(JKM)도 가스공사 전망치(20달러) 대비 2배인 40~44달러까지 오른 상태다.
이에 가스공사는 올해 말까지 차입금 잔액 전망치를 28조4000억원에서 40조4000억원으로 12조원 상향조정했다. 연료 도입 등에 필요한 운전자금이 전년 말 대비 6조7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 데 따른 것이다. 가스공사는 금리, 환율, 유가 등이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에 대해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빠듯한 공급으로 동절기 가격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가스공사의 미수금도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미수금은 액화천연가스(LNG) 대금 중 요금으로 덜 회수된 금액이다. 가스공사는 올해 말 민수용(주택·일반용) 미수금이 전년 말(1조7000억원)보다 6조2000억원 늘어난 7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와 가스공사는 미수금 회수를 위해 이달 초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을 평균 7.3% 올렸지만, 미수금 증가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이번 차입금 전망치 상향조정분 12조원 중 대부분인 11조1000억원이 단기차입금이라는 점도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단기차입금은 통상 1년 내로 갚아야 할 돈을 말한다. 장기차입금 대비 만기가 짧고 금리가 높아 통상 한계상황에 놓인 기업들이 ‘자금 돌려막기’를 위해 사용한다. 계획대로라면 가스공사의 연말 단기차입금 잔액은 19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2조9000억원 늘어나게 된다.
현재 가스공사의 단기차입금 가용한도는 18조5000억원에 불과해 하반기 자금 소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도 증액이 필요하다. 가스공사는 은행 단기차입금 약정 한도와 단기사채·기업어음 발행한도를 최대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전망치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스공사는 “환율 및 스팟가격에 따라 필요한 단기차입금은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며 “시뮬레이션상 24조원이 예상 가능한 단기차입금 최대치지만, 최근 급격한 시장 변동성을 감안해 추가 한도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스공사가 단기자금 위주로 차입금을 늘릴 경우 재무건전성은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가스공사는 지난달 30일 재무구조위험기관으로 분류된 상태다. 재무구조위험기관은 사업수익성 악화 기관과 재무구조 전반 취약기관으로 나뉘는데, 가스공사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이거나 부채비율 300% 이상인 재무구조 전반 취약기관에 포함됐다.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378%에서 지난 3월 말 415%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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