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에 맞서라] 박주민 "당내 통합? 계파 없는 친 민주당 '박주민 대표'가 시작점"
"운동 리더가 대장 되는 중앙 집중적 방식 아닌 조용하고 대중적 활동 선호..무계파인 나는 친민주당"
더불어민주당에서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온 것으로 평가받는 97세대, 그중에서도 가장 목소리를 내왔다는 평가를 받는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8·28 전당대회에 출마하면서 꺼내 든 키워드는 '통합'이다. 97세대 대표 정치인 중 하나로 꼽히는 그는 기득권화되지 않은 배경을 가진 만큼 민주적인 소통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한다.
박 의원은 "나는 어대명 어대낙이든 정치공학적으로 표를 계산하면서 출마를 결정한 적이 없다"면서도 "본인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고 어떤 당의 혁신방안을 추구하는지 보여줄 수 있다면 단일화는 열려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통합의 구체적인 방법과 실현 방안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의 강령에도 적혀있는, 민주당의 가치를 되찾고 함께 추구해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두 모여 의견을 나누고 하나의 해법을 향해 달려간다면 당내 통합을 넘어 국민 통합이라는 목표도 함께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
-박 의원은 당내 97세대 대표 주자 중 한 명으로 인식되는데, 97세대는 유권자들에게 86세대가 민주화 투쟁 전면에 앞설 때 본인들은 나서지 못했다는 '부채의식이 있는 세대'로 인식되는 것 같다. 86세대에서 97세대로의 세대교체가 필요한 이유가 있다면. 또한 86세대는 담지 못하지만 97세대가 담을 수 있는 미래 비전이 있다면 무엇이 있다고 보는지.
"90년대의 학생운동은 80년대와 달리 운동의 고양기도, 운동의 리더가 곧 대장이 되는 중앙집중적 방식도 아니었다. 우리 세대는 여러 부문에서 조용하고 꾸준히 대중과 함께 활동하는 것을 선호했다. 환경, 인권, 시민운동이나 지역운동 등의 분야에서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대중과 함께 호흡해온 분들이 많이 있다."
"70년대생은 상대적으로 기득권화돼 있지 않고, 자유로운 상상을 하는 분위기에서 성장해 사회 변화를 바라보는 폭과 정책 생산을 위한 상상의 폭이 넓다. 민주적인 소통 방식도 능하다."
"그와는 별개로 지금 이야기되는 소위 97그룹이 유의미한 구분법이냐는 물음엔 회의적이다. 우리는 각자 살아온 배경이나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 이후 보여준 의정활동이나 행보가 모두 다르다. 당연히 각자가 가진 생각도 다르다. 단순히 생물학적 나이로 하나로 묶는 것이 맞는가 하는 의문이 있다."
-이 의원 출마 선언에 대한 평가와 함께 이번 전대에서 다수의 후보들이 언급하며 아젠다로 떠오른 '당내 통합'이라는 문제에 대해 복안이 있다면. (이 의원은 미래 유능 강함 혁신 통합 5가지를 앞세우면서 공천 학살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소위 '계파'에 속해 있지 않은 사람이다. 박주민이 당 대표가 되는 것부터가 통합의 시작이다. 누군가는 친명 혹은 친문으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나는 '친민주당'이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왔던 두 분의 당선을 위해,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출마 선언을 하며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가자'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민주당의 통합은 민주당의 강령에도 적혀있는, 민주당의 가치를 되찾고 함께 추구해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개혁을 이뤄가는 과정으로 '사회적 의제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시민, 당원, 전문가,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이 모두 모여 의제를 설정하고 해법을 찾아가는 기구다. '사회적 의제 연석회의'의 핵심은 끝없는 소통에 있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두 모여 의견을 나누고 하나의 해법을 향해 달려간다면 당내 통합을 넘어 국민 통합이라는 목표도 함께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1강 후보' 이재명 의원의 출마로 정치권에서는 나머지 후보들이 '반명'으로 단일화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이기기 어렵다는 말도 나오는 것 같다. 이는 정치공학적으로 보면 친문계-97 후보들 전체와 단일화가 필요해야 승산이 있다는 말로도 해석되는데, 흐름이나 복안이 있을까
"단일화는 열려있다. 단, 본인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고 어떤 당의 혁신방안을 추구하는지 보여줘야 한다. 나는 '어대명'이던, '어대낙'이던 정치공학적으로 표를 계산하면서 출마를 결정한 적이 없다. 서로의 가치와 비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래서 더 많은 토론이 필요하다. 통합과 혁신이라는 이번 전당대회의 목표를 해치는 일엔 동조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재선그룹 토론회(97그룹 당권주자 토론회)에서 민주당의 가치를 굳게 뿌리내리고 가지와 잎을 활짝 펼치며, 가치를 실현하는 정책생산 시스템과 소통시스템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내가 무엇을 해왔고, 왜 당대표가 되어야 하는지 당원과 국민께 말씀드리고 정정당당하게 판단 받겠다."
-강성당원, 팬덤정치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를 하는 입장에서 강성팬덤은 필요하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나친 행동을 자정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것 같다. 강성팬덤의 바람직한 팬덤활동을 위한 복안이 있나.
"소위 '문자 폭탄'을 대표적 폐해로 꼽는데, 이것은 당원들이 본인들의 의견을 개진할 창구가 없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당헌 당규상 당원의 권리로 발안권, 토론요청권, 의총 소집권 등이 규정되어있지만, 정작 이 권리를 실현할 절차 규정은 전무하다. 그래서 나는 당원들이 참여할 기회와 공간을 시스템적으로 완비하는 게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당원과 소통하는 일은 박주민이 누구보다 잘해왔고, 잘하는 일이다. 당 대표가 되면 그런 장점을 살려 당원 소통 시스템을 구축하겠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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