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 해외여행 앞두고'..코로나19 방역 강화에 시름 커지는 여행객들

권지율 2022. 7. 2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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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입국자, PCR 검사기한 '3→1일'로 줄어
자가격리 부활 가능성..RAT(신속항원) 말고 PCR만 인정될 수도
여름 휴가철을 맞아 북적이는 인천공항 출국장 / 사진=연합뉴스

한동안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던 코로나19가 재확산됨에 따라 방역당국이 해외 입국자의 PCR(유전자증폭) 검사 기한을 3일에서 1일로 앞당긴 가운데, 3년 만에 해외여행에 나선 여행객들은 여행을 마치고 입국할 때 방역조치가 까다로워지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25일부터 해외에서 국내로 입국하는 사람은 입국 1일차 안으로 코로나19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으라고 그 기한을 축소 변경했습니다. 당일에 검사를 받기 어려운 특수 상황인 경우, 그 다음날까지는 무조건 검사를 마쳐야 합니다. 애당초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세가 완화세를 보이던 지난 6월 해외입국자들의 PCR 검사기한을 '입국 3일 이내'로 완화했었는데, 다시 방역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되기 시작한 겁니다.

이처럼 방역조치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생기자, 3년 만에 해외 여행길에 오른 여행객들은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바뀐 방역조치에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는 것은 물론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까 걱정이 많습니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 중인 박모씨(28)는 친구와 함께 3년 전 계획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취소했던 유럽여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박모씨는 "장기 여행을 앞두고 출국과 입국에 대한 계획을 세세하게 세워뒀는데, 갑자기 코로나19 방역이 강화되니까 여행을 가는 게 맞나 걱정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려서 여행을 계획한 건데 다시 규제한다니 혼란스럽다"고 전했습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코로나19의 재확산이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25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3만5883명으로, 1주일 전(18일)의 2만6279명보다 9604명(36.5%) 늘었습니다. 주말·휴일 진단검사 건수가 줄어 전날(6만5433명)보다 확진자는 반으로 감소했지만 같은기간 해외유입 확진자는 293명에서 343명으로 오히려 늘어난 수치를 보인 겁니다. 또 일일 신규 확진자 중 해외유입 사례는 6월24일부터 한 달째 세 자릿수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듯 계속해서 해외유입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해외여행을 하는 도중 바뀐 방역규칙의 적용을 받는 당혹스러운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12월 초에도 오미크론 변이의 유입 속도가 빨라지자 해외 입국자 대상 '10일간 격리' 조치가 5개월 만에 부활한 바 있습니다. 당시 이 같은 입국규정 강화 내용이 시행을 이틀 앞두고 발표되자, 해외여행객들은 10일간 자가격리 조치를 면하기 위해 서둘러 한국행 비행기표를 예매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습니다.

성남 분당구에 거주 중인 권모씨(51) 역시 가족 여행을 앞두고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권모씨는 "귀국했는데 갑자기 격리 기간이 생기면 며칠 씩이나 직장을 못 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만약 자가격리를 부활시킨다고 하더라도 계도기간을 좀 가져야하지 않겠냐"고 토로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해외여행을 아예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 중인 최모씨(24)는 8월 초 미국 여행을 계획 중이었으나, 7월에 들어서며 계속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급증하자 일찌감치 여행을 포기했습니다. 최모씨는 "멀리 미국까지 가서 걱정 속에서 여행하고 싶지 않았다"며 "다시 돌아와서 이런저런 방역조치에 골머리를 썩을 걸 생각하면 여행을 제대로 즐길 수 없을 것 같아, '지금은 때가 아니구나' 생각하고 다음을 기약하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당국은 코로나19의 유행세가 더 심해질 경우, 입국 전 검사를 PCR 검사만 인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현재는 입국 전 48시간 이내에 PCR 또는 24시간 이내에 신속항원검사(RAT),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PCR만 인정하는 것으로 검사 기준 역시 엄격하게 변경될 수 있다는 겁니다.

문제는 PCR 검사 비용이 RAT 검사 비용보다 더 비싸 여행객들의 가격 부담이 더 가중된다는 것입니다. 유럽과 미국에서 RAT을 받을 경우 각각 10~30달러(약 1만3000~3만9000원), 30~100달러(약 3만9000~13만1000원) 정도가 듭니다. 하지만 PCR의 경우 각각 60~200달러(약 7만9000~26만3000원), 100~300달러(약 13만1000~39만4000원) 정도가 듭니다. 그러니까, 4인 가족이 미국 여행을 가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가정하면, PCR 비용으로만 100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겁니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방역조치가 긴급하게 바뀌면서 해외여행객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방역당국이 어떤 조치를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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