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스 무기화' 노골화.."고장" 핑계 독일 공급량 또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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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1을 통해 독일에 공급하는 가스를 평소의 40% 수준에서 다시 절반인 20%로 감축했다.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 공급업체인 가스프롬은 지난달 16일 서구의 경제제재로 캐나다에 수리를 맡긴 터빈이 반환되지 않고 있다며 노르트스트림1을 통해 독일에 보내던 가스 공급량을 평소의 40%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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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경제장관 "푸틴이 신뢰못할 게임하고 있다"
겨울 대비 유럽의 가스 비축 막으려는 조처 의심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1을 통해 독일에 공급하는 가스를 평소의 40% 수준에서 다시 절반인 20%로 감축했다. 에너지를 무기로 유럽의 목을 조였다 놓았다 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의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25일 보도자료를 내어 독일~러시아를 잇는 해저 가스관인 노르드스트림1의 포르토바야 가압 기지에 있는 2개 가스 터빈 엔진 중 하나가 가동을 멈춰 하루 송출량을 전체 공급능력(1억6천만㎥)의 20%인 3300만㎥까지 줄인다고 밝혔다. 이 조처는 27일 오전 4시부터 시행된다.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은 여러 우여곡절을 겪어 왔다. 전쟁 이후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를 상대로 경제제재를 쏟아내자, 러시아는 천연가스를 무기화하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 공급업체인 가스프롬은 지난달 16일 서구의 경제제재로 캐나다에 수리를 맡긴 터빈이 반환되지 않고 있다며 노르트스트림1을 통해 독일에 보내던 가스 공급량을 평소의 40%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노르트스트림 주식회사는 1일 성명에서 “11일부터 21일까지 열흘 동안 기계적 요소와 자동화 시스템 점검을 포함한 정기점검 작업을 위해 노르트스트림1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 발표대로 21일 가스관을 다시 가동했지만, 공급량은 평소의 40% 수준으로 줄어든 채였다. 그런 뒤 불과 나흘 만에 공급량을 다시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한 것이다.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줄임으로써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겨울에 대비한 가스 비축이 더욱 어렵게 됐다. 유럽연합(EU) 경제에 끼치는 충격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의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물가오름세 속에 가스 등 에너지 부족으로 오는 29일 발표되는 2분기 경제성장률이 0.1%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러시아의 가스 공급 ‘추가 감축’ 계획은 독일 경제에 더 큰 부담을 안길 것으로 우려된다. 러시아로부터 가스를 수입하는 독일 최대 가스회사인 유니퍼는 최근 파산 위기에 몰려, 독일 정부는 지난주 15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발표했다.
독일은 가스 공급을 감축할 기술적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경제장관은 <데페아>(dpa) 통신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신뢰할 수 없는 게임을 하고 있다”며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약화하고 우리 사회에 쐐기를 박으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러시아는 “불확실을 부추키고 가격을 올리려고 한다. 우리는 단결과 조율된 행동으로 이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줄이다가 겨울엔 완전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사태는 독일 등 유럽 전역에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를 불러올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반해 러시아는 가스 공급 감축이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로 가스관 유지보수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은 캐나다에 제재 유예를 요청해, 터빈을 반환 받아 이를 러시아에 전달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가스프롬은 이날 가스관 터빈의 안전한 반환을 확인하는 캐나다 정부의 문서를 전달받았다면서도 “다른 문제들이 남아있다”고 말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현재 캐나다가 반환한 가스관 터빈의 신속한 전달과 다른 터빈의 안전한 수리 및 반환을 보장하는 관련국들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이 회사의 입장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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