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 '한복의 날' 선포..뉴저지 이은 두 번째

매년 10월 21일 '한복의 날'로 기념
"한복은 한국인 전통의상" 명시

지난 25일 초등학생 40명이 부산 동래구 충렬사에서 열린 '초등학생 여름방학 전통문화 체험교실'에 참여한 모습. 아이들은 한복을 입고 다도 예절을 배우고 있다. 부산=뉴시스

미국 서부 애리조나주(州)가 매년 10월 21일을 '한복의 날'로 기념하기로 했다.

25일(현지시간) 재미차세대협의회(AAYC)는 애리조나주가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로써 애리조나는 미국 50개 주 중 뉴저지에 이어 한복의 날을 선포한 두 번째 주가 됐다.

더글러스 듀시 애리조나 주지사가 서명한 선언문에는 한복이 2,000년 넘게 한국의 전통문화, 사회, 역사의 일부분이었다는 점이 명시됐다. 또 한복을 "한국인의 전통의상"이라고 규정하며 한복이 변화해온 과정을 소개했다. 듀시 주지사는 마지막으로 1996년 10월 21일 한복의 날이 한국에서 처음 시작됐다는 사실을 설명한 뒤, 애리조나주도 이날을 한복의 날로 선포하겠다고 선언했다.

애리조나주가 한복의 날을 기념하게 된 배경엔 지난해부터 한복의 날 제정 운동을 펼친 AAYC와 애리조나주 한인 사회의 노력이 있었다. 이들은 앞서 애리조나주 메사시(市)가 지난 5월부터 한복의 날을 기념하기로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이들은 애리조나주 차원에서도 한복을 기념하도록 주 정부를 설득했다.

애리조나주 한인 사회는 앞으로도 한복의 날 제정 운동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브라이언 전 AAYC 대표는 연합뉴스에 "한복이 고유명사로 자리 잡고, 다른 나라가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는 일이 없도록 한복의 날 법안 제정을 미국 전역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드웨스턴대 생화학 분자유전학 교수인 배수형 애리조나 한인회장은 "교육자로서 AAYC 청소년들이 한국문화 지키기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고 돕기로 했다"며 "더 많은 2세가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알고 지켜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