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기침체 우려..韓에도 수출 문제"

김인경 2022. 7. 2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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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보고서
유럽, 경기둔화 넘어 침체 가능성까지
유럽증시 약세, 중국 수출에도 일부 선행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 관련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유럽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럽 문제가 지속할 경우, 한국 역시 피해갈 수 없다는 분석이다.

26일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이후 9월정도 50bp 인상이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었지만, ECB는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함)을 단행했다”면서도 “그럼에도 ECB 결정 이후 독일 중심 시장금리는 하락했고, 2023년 6월 유럽 기준금리 기대치는 경기 우려가 적었던 2분기 중반까지 2% 중반까지 높아졌으나 최근 1% 중반으로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이일드는 일단 통화정책 부담이 빠지면서 확장세가 다소 진정되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유럽은 단순히 고물가와 경기둔화 압력 수준에 다수국가들의 의사결정이 충돌할 수 밖에 없는 정치정책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 또한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연정에 실패한 이탈리아는 마리오 드라기 총리 사임으로 정치적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ECB가 물가안정을 위한 노력과 동시에 유럽의 분절화(fragmentation) 위험 을 막기 위한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재정이 분리된 한계 속에 혼란의 여지 는 남아 유로화 역시 안정되었다고 보기 이르다는 판단이다.

이 가운데 유럽은 경제 둔화를 넘어선 위축, 침체까지 거론되고 있다. 윤 연구원은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들은 최악 상황에서 성장률이 마이너스(-) 5%이상 기록할 수 있고, 독일도 -3%에 가까운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다”면서 “연초만 해도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이 4% 내외를 추정하다가 1분기 말부터 둔화해 2% 중반까지 내려온 상태”라고 우려했다.

이어 “문제는 내년인데 1% 초반으로 성장률 전망이 낮아진데다 물가 또한 내년에도 목표를 넘어서는 3%대로 레벨이 높아지고 있어 염려가 크다”면서 “러시아가 6월 노드스트림 가스관 점검을 핑계로 배송을 중단하자 유럽 천연가스가격은 급등했고, 내년까지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전기료 선물은 올해에만 3배가 급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는 물가안정을 위해 양적완화(PEPP)를 중단한 ECB가 불과 1개월 만에 필요 시 재정문제 국가(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들의 채권을 중심으로 매입할 수 있다는 변속보호기구(TPI)를 꺼냈다.
윤 연구원은 “이번 TPI는 현재 심각한 위기국면이 아니라는 점에서 재정안정화 기구를 활용하기 전에 ECB의 발권력을 통한 선제적 안전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그렇지만 에너지 이슈로 과거보다 여유가 없는 서-북유럽 국가들이 실제 TPI 실행 및 유럽안정화기구(ESM) 가동에 긍정적일지 의문이 많다”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7월 ECB 회의 발표 이후 기준금리 인상 기대 후퇴에 따른 시장금리 안정은 연출되었지만 독일금리 하락대비 상대적으로 이탈리아 금리하락이 제한적인 부분이 문제인 것”이라며 “TPI나 ESM의 지원을 받기 위한 핵심이 재정준칙을 정하고 이행하는 것인데 드라기 총리 사임 같은 정치 혼란은 그리스보다도 이탈리아 10년 금리가 더 높아지는데 일조했다”고 판단했다.

윤 연구원은 “최근 줄었다고 하나 한국 수출의 핵심 국가는 중국이고 중간재 중심으로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유럽과 미국의 직접 교역이 과거보다 줄었다고 하나 그런 중국의 중요한 교역 파트너는 미국과 유럽이 자리하고 있다”면서 “유럽증시 둔화 및 경기위축 우려는 국내 수출둔화 둔화와 무관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요국 중 금리인상이 가장 빨랐던 한국과 가장 늦었던 유럽 간에 시장금리의 높은 상관관계는 경제와 교역의 이해관계 속에 시장금리가 반응하는 펀더멘탈의 유의성에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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