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이번엔 팔릴까?..'매각가'에 쏠린 눈

박현영 기자 2022. 7. 26.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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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지분가치 약 1조원..점유율 회복·VASP 지위 등이 프리미엄
이정훈 전 의장 최측근으로 수장 교체한 빗썸..매각 가능성 높아지나
빗썸 로고 (빗썸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해외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빗썸 인수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매번 엎질러졌던 빗썸 매각이 이번엔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말 하이브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두나무(업비트)나 비교적 최근 투자를 유치한 고팍스, 코빗과 달리 빗썸은 지분가치를 추산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이벤트가 없었다. 이에 빗썸 매각가가 얼마로 책정될 것인지 역시 관심사다.

◇현 지분가치 1조원 수준…'고평가' 가능할지 주목

블룸버그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익명의 인수 협상 관계자를 인용, FTX가 지난 몇 달간 빗썸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빗썸과 FTX는 이에 대한 답변을 피했다.

<뉴스1> 취재 결과 FTX와 빗썸 사이엔 실질적인 인수 협상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FTX의 빗썸 인수 추진은 몇 달 간 꾸준히 나왔던 이야기"라며 "FTX가 제시한 가격에 빗썸이 만족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FTX가 빗썸에 얼마를 제시했을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25일 서울거래소비상장 기준 빗썸코리아 주식의 장외 시세는 22만5000원이다. 해당 가격에 빗썸 주식 발행 총수(약 423만주)를 곱한 지분가치는 약 9530억원으로, 1조원 수준이다.

앞서 빗썸은 올해 초 중소벤처기업부가 밝힌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 대열에도 합류했다. 주요 암호화폐 가격이 크게 하락한 현재 지분가치만 1조원 수준인 만큼, 미래 전망을 반영하는 기업가치는 더 높게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암호화폐 시장이 호황이던 지난해 말 빗썸코리아 주식은 60만원 후반대에서 거래됐다. 당시 빗썸은 3조원 가까운 지분가치를 기록한 바 있다.

Δ향후 암호화폐 시장이 회복되면 지분가치가 지난해 말 수준으로 커질 수 있는 점 Δ최근 빗썸이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회복 중인 점(20%대 기록) Δ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신고 수리받은 정식 가상자산사업자(VASP)인 점 등을 고려하면 매각 시 기업가치는 1조원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FTX가 빗썸에 4조원을 제시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만약 지분가치를 훌쩍 뛰어넘는 4조원 밸류를 인정받았을 경우, FTX의 수장이자 억만장자인 샘 뱅크먼 프라이드의 의견이 반영됐을 확률이 높다.

이달 초 샘 FTX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FTX는 어려움에 처한 암호화폐 기업에 지금까지 사용한 금액 외에 수억 달러를 더 투입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업비트, 코인베이스 등 동종업계 타사와의 비교도 필요하다. 지난해 기준 코인베이스의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30억 6000만달러(4조158억원) 수준으로, 최근 기업가치가 약 130억달러(17조690억원)임을 고려하면 멀티플은 4.24배가량 적용됐음을 알 수 있다. 에비타 멀티플(EV/EBITDA) 평가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에비타 멀티플은 기업가치(EV)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이익(EBITDA)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방법이다.

업비트의 경우 지난해 기준 두나무의 에비타는 3조2770억원 수준이며, 최근 기업가치는 7조7000억원가량으로 평가받고 있다. 멀티플은 2.35배 수준이다.

빗썸의 지난해 에비타는 7850억원 수준으로, 코인베이스의 멀티플을 적용한다면 기업가치는 3조3000억원대가 된다. 업비트의 멀티플을 적용하면 1조8000억원대다.

멀티플을 최대한으로 적용해 높은 기업가치를 책정한 뒤, 한국 시장 내 빗썸의 브랜드 인지도 등을 높이 사 프리미엄을 얹었을 경우 FTX가 '4조원 딜'을 제안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샘 뱅크맨-프라이드(Sam Bankman-Fried) FTX 최고 경영자 (Sam Bankman-Fried 트위터) 2022.04.06 /뉴스1

◇이정훈 매각 시도, 이번엔 성공할까

매각가와 더불어 빗썸의 오랜 매각 시도가 빛을 볼지도 관전 포인트다. 빗썸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은 지난 2018년으로, 수차례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현재 빗썸코리아 지주사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34.22%를 보유한 코스닥 상장사 비덴트이며, 비덴트는 빗썸코리아 지분도 10.22% 보유하고 있는 빗썸의 단일 최대주주다.

하지만 빗썸홀딩스 지분을 각각 29.98%, 10.7% 보유하고 있는 디에이에이와 BTHMB홀딩스, 그리고 BTHMB홀딩스의 최대 주주인 SGBK가 이정훈 전 빗썸 의장 소유인 것을 고려하면 빗썸의 실질적 오너는 여전히 이 전 의장이다.

이 전 의장은 그간 빗썸 지분을 매각하려는 시도를 이어왔다. 때문에 BXA 코인 관련 사기 혐의로 3년째 재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는 지난 2018년 말 김병건 BK그룹 회장이 빗썸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전 의장과 함께 코인을 판매해 시작된 것으로, 매각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다. 이후 NXC, 위메이드 등 게임사들이 빗썸 인수에 관심을 보인 바 있으나 모두 무산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빗썸 대표이사가 이른바 '이정훈 라인'으로 불리는 이재원 대표로 교체되면서, 빗썸이 매각을 추진하기도 원활해질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 전 의장이 설립한 아이템매니아 최고운영책임자(COO) 출신으로, 이 전 의장의 최측근이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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