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난 엎친 데 환율 덮쳤다..IT업계, 서버 투자 off

차현아 기자 2022. 7. 26.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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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촉발된 '강(强)달러' 이후 IT(정보기술) 인프라와 장비 시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25일 IT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서버·장비기업의 국내 공급가는 고환율 여파로 올해 초보다 평균 10% 이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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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 여파에 글로벌 서버·장비 공급가 '고공상승' 사업구축 비용 부담에 IT인프라 전환사업 연기 분위기"고환율·인플레 등 사업환경 복잡..기업 실적 직격탄"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촉발된 '강(强)달러' 이후 IT(정보기술) 인프라와 장비 시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 등 해외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에 환차손이 발생해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우려로 주요 기업·기관이 IT 투자를 줄이고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면서 하반기 시장은 더 경색될 전망이다.

25일 IT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서버·장비기업의 국내 공급가는 고환율 여파로 올해 초보다 평균 10% 이상 올랐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고 서버와 장비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인 반도체 가격까지 올랐다. 가격은 물론 납품 기일까지 불안정해지면서 일부 장비 밴더사들은 신규 주문을 당분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IT기업들은 통상 환율 등락에 대비, 제품가 산정을 위한 기준환율을 정한다. 일례로 델 테크놀로지스는 매 분기,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매월 단위로 기준환율을 바꾼다. 하지만 해당 기간 중 실제 환율이 기준환율 이상으로 급등하면 이들 기업은 환차손을 피할 수 없다. 또한 기준환율은 장비납품 계약 시점 기준으로 적용하므로 공급난 여파로 납품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 사이 환율이 더 오르게 되면 손실은 그만큼 커진다.

한 글로벌 IT기업 관계자는 "수주 경쟁이 치열한 IT인프라 구축사업은 환율 때문에 제품가격이 올라도 발주자가 제시한 납품가를 그대로 맞춰줘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미국 본사에선 손실이 크다며 허가를 안 내줄 때가 있다"며 "납품영업을 해야 하는 한국 지사입장에선 환율이 오를 수록 난감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사내 IT인프라 전환 사업 계획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분위기까지 감지됐다. IT 인프라용 서버와 장비들은 대부분 외산 제품이라 당장 대체할 국내 기업 제품도 없다. 또 다른 DX 핵심자원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등 사용료까지 환율 여파로 덩달아 최근 1년 간 평균 10% 가량 인상했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경우 KT, 네이버(NAVER) 등 국산 서비스가 있지만 기존 AWS 등을 기반으로 구축된 사내 시스템을 새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비용이 더 클 수 있다. 업계에서 당분간 국내 기관·기업들이 IT 투자 자체를 줄일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하반기에도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장기적으론 IT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 IBM은 지난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9% 뛰었지만 올해 달러화 강세로 환손실이 35억 달러(약 4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4% 이상 급락했다.

국내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이후 IT분야 투자 위축이 예상된다"며 "환율 변동이 잠잠해지길 기다리는 게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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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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