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총으로만 하지 않는다".. '전승절' 동원된 북한 방송·영화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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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전승절'로 기념하는 한국전쟁(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제69주년(7월27일)을 앞두고 과거 방송·영화인들도 비중 있게 조명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달 들어 '전승절' 기념 기록영화와 특집 프로그램을 집중 편성해 방송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이 전승절 맞이 분위기 추동에 영화·방송인을 동원하는 건 주민들에게 익숙한 매체와 인물들을 통해 사상 교양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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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전승절'로 기념하는 한국전쟁(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제69주년(7월27일)을 앞두고 과거 방송·영화인들도 비중 있게 조명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달 들어 '전승절' 기념 기록영화와 특집 프로그램을 집중 편성해 방송하고 있다. 지난 22일과 23일엔 특집 '증오로 원수를 단죄한 영화인들' 1~2화를 연속 방송했다.
이 특집은 1945년 광복 이후 북한에서 제작한 옛 영화를 두루 다뤘다. 특히 영화 속 '계급적 원수', 즉 '악역'을 맡은 배우들의 시각에서 프로그램을 구성한 게 특징이다.
북한에서 '계급 교양의 산 교과서'라고 일컫는 예술영화 '최학신의 일가'에서 '미국인 선교사 리처드' 역할을 맡은 공훈 배우 강홍식, 그리고 예술영화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에서 이토 히로부미 역을 맡은 인민배우 황영일 등이 이 특집에 등장한다.
조선중앙TV는 이 특집에서 배우들이 "원수에 대한 증오로 창작적 열의"를 불태웠으며 '원수'들의 '교활한 본성'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애썼다고 강조하고 있다. 영화 속 미국·일본인들의 '악행'이 사실에 가깝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또 이 특집은 세상을 떠난 배우들의 후손과 동료 배우들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영화 촬영 당시 상황을 들려주며 반미 감정을 부추긴다.
광복 후 북한에서 처음 창작한 예술영화 '내 고향'을 연출하기도 했던 강홍식은 이 특집에서 배우들에게 "조국은 병사에게만 총탄을 안겨주지 않았다. 원수에 대한 증오로 만장약된 한편 한편 영화들이 영화인들에겐 곧 보복의 총탄"이라고 강조한다.
북한의 전승절 기념엔 방송원들도 동원됐다. 북한 선전매체 '내나라'는 "전쟁은 총과 대포로만 하는 게 아니다. 1950년대의 위대한 전승의 날을 힘껏 당겨 온 수호자들 대오엔 방송 마이크를 무기로 틀어쥔 방송원들도 서 있었다"며 1세대 방송원들을 조명했다.
그 중엔 리상벽도 있다. 그는 조선방송위원회 인민방송원으로서 한국전쟁 당시 종군방송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1966년 국제축구연맹(FIFA) 잉글랜드 월드컵 대회 땐 북한의 8강전을 중계했다.
또 2016년 제7차 조선노동당 대회 당시엔 김정은 당시 당 제1비서가 개회사에서 문화예술 발전에 힘과 재능을 다 바친 인물이라며 그의 이름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처럼 북한이 전승절 맞이 분위기 추동에 영화·방송인을 동원하는 건 주민들에게 익숙한 매체와 인물들을 통해 사상 교양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총칼을 들지 않아도 각자 자리에서 '애국자'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 또한 엿보인다.
이는 북한의 선전선동에서 영화·방송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특히 김정은 당 총비서는 최근 체제 선전의 얼굴 역할을 담당해온 방송원과 배우들을 직접 챙기며 영화, 방송, 신문의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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