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탐사기술".. 성공 땐 세계 7번째 달 궤도선 개발국 [심층기획-한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
시스템 점검·극성시험 등 거쳐 준비중
2단 구성 '팰컨9' 발사체 실려 우주로
이동 거리 멀지만 BLT 궤적 사용 접근
美 유인탐사 관련 탑재체 '섀도캠' 실려
나사 '심우주네트워크 안테나'도 지원
항우연과 명령전송 등 다각도서 협력
"한·미 협력 자체만으로도 뜻깊은 일"
“다누리는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지구 중력을 벗어나 달로 향하는 탐사선으로,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발전을 보여주는 중요 지표입니다. 다누리가 임무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로 달 궤도선을 개발한 국가가 되며, 특히 지난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위성기술’과 ‘발사체 기술’을 동시에 갖춘 성과에 더해 ‘우주탐사 기술’까지 확보하게 됨으로써, 명실상부한 세계 7대 우주 강국이 될 것입니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다누리는 한국시각 8월3일 오전 8시20분(미국 동부시각 2일 오후 7시20분) 미국 플로리다의 케이프커내버럴 미 우주군 기지 40번 발사대(Complex-40)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다누리는 지난 5일 특수컨테이너에 실려 항우연을 떠난 뒤 태평양을 건너 같은 달 7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 도착했다. 이후 시스템 점검, 추진제 극성시험, S밴드 통신시험 등을 거쳤다.
항우연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과 협력해 다누리가 발사 이후 ‘탄도형 달 전이방식’(Ballistic Lunar Transfer·BLT) 궤적을 따라 이동하도록 항행 및 통신 관제를 할 예정이다. BLT 궤적은 다른 궤적에 비해 이동거리가 길지만, 연료를 상당량 절감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약 38만㎞인데, 다누리는 발사 후 최대 156만㎞까지 멀어졌다가 다시 달에 접근한다. 과거 달 탐사선 중 1990년 일본의 ‘히텐’과 2011년 미국의 ‘그레일’이 이런 궤적을 선택했다.
다누리호는 발사 과정에서 로켓에서 분리될 때 받은 추진력과 그에 따른 운동량에 힘입어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평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L1 지점(지구와 150만㎞ 거리) 근처까지 날아간다. 이 지점에서 태양과 지구의 중력을 활용해 지구 쪽으로 방향을 돌린 뒤,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속도를 내며 다시 돌아온다. 지구에 가까이 와서는 지구 주변을 공전 중인 달을 만나 다섯 번의 감속 기동을 거쳐 달 상공 100㎞ 궤도로 들어간다.
매우 정밀하고 정확한 항법을 요구하는 BLT 방식을 항우연이 제대로 실행하도록 돕기 위해, 미 나사는 항행 운영에 협력하면서 다누리를 지속 추적할 수 있는 ‘심우주네트워크(DSN·Deep Space Network) 안테나’도 지원한다. 다누리는 국내에서는 경기도 여주에 설치된 심우주지상안테나, 국외에선 스페인마드리드와 LA 골드스톤의 심우주지상안테나와 교대로 통신한다. 비상시에는 나사의 호주 캔버라 안테나도 활용한다.
항우연은 달 궤도선 임무운영센터를 운영하며 심우주지상안테나와 나사의 심우주네트워크를 연동해 다누리 명령전송과 상태정보 수신, 궤도 결정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나사가 돕는 것은 미국도 다누리의 성공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누리에는 나사가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를 수행하기 위해 개발한 탑재체인 ‘섀도캠’(ShadowCam)이 실린다. 섀도캠은 미국의 유인 달 탐사 임무 실행 시 착륙 대상 후보지에 대한 기초 자료 확보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안재명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미국이 어느 정도 우리 기술을 믿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귀중한 과학 탑재물을 실은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이 국제 협력을 통해 함께 의미 있는 임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뜻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누리는 약 4개월 반의 항행 이후 달 궤도에 진입하면, 달 상공 100㎞에서 달의 극지방을 지나는 원 궤도를 그리며 1년간 임무 수행에 나선다. 첫 한 달 동안은 탑재체를 점검하고 본체의 기능을 확인하는 시험을 진행하며, 내년 2월부터는 임무궤도를 하루 12번씩 공전하며 정상 운영을 한다. 다누리는 달 관측 및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달 과학연구(자기장, 방사선 관측 등), 우주인터넷 기술 검증 등 임무를 수행하고 안테나를 통해 관측 데이터를 송신한다.
안 교수는 “우주산업은 단계가 있어서 제일 아래가 지구와 우주를 이어주는 교통수단인 발사체, 그다음이 우주에 올라가서 지구를 관측하는 등의 일을 하는 위성, 그다음이 탐사인데 그 세 가지를 다 갖추게 된 것”이라며 “이제 탐사활동의 시작인데 달도 가고, 화성도 가고, 소행성도 가고, 여러 곳에 다 가야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현지에서 다누리 발사 장면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정말 아무 일 없이 달 탐사선이 우주로 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국민과 함께할 수 있는, 과학기술계 쾌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상규·곽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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