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부터 단어 분석까지.. 다양하게 신용평가 하는 온투업체들

이정수 기자 2022. 7. 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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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데이터 외에 온라인 활동 이력도 신용 평가에 포함
인공지능 활용해 평가 점수 도출하기도
국내 1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온투업체) 피플펀드는 대출 심사 과정에서 고객의 금융 데이터와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금융 데이터란 고객의 신용점수, 대출 현황 등 일반적인 금융 활동 내용이 들어간다. 비금융 데이터는 금융 활동뿐만 아니라 그 외 다양한 생활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뜻한다. 가령 대출 신청자의 온라인 내 활동, 목소리의 높낮이, 사용 단어 등을 분석하는 식이다. 피플펀드는 비금융 데이터도 활용하는 이유로 ‘심사 정확성 향상’을 꼽았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비금융 데이터가 날로 진화하는 대출 사기 위험 대응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온투업·옛 P2P)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신용평가모델(CSS) 개발에 나서고 있다. 주 고객 층의 신용 등급이 은행 등 1금융권 이용자들에 비해 낮은 온투업의 특성상 정교한 CSS를 적용하지 않을 경우 대출 사기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러스트=이은현

피플펀드는 대출 신청자의 목소리 높낮이, 사용 단어 등을 분석해 금융 사기 가능성에 대비하는 지표로 활용한다. 대출 사기를 목적으로 신청하는 경우 심사를 빨리 끝내려는 경향이 있고, 설명을 흘려 듣는 등 다른 신청자들과 다른 특징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피플펀드는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을 통해 위험 평가의 정확성을 높이고, 고객들에게 적용하는 이자율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의도적 사기 등 부실 위험을 가진 대출 희망자를 사전에 걸러내는 대신 상환 능력이 있는 중(中)신용 고객들에게는 더 나은 금리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759점으로 중저신용자에 해당하는 직장인 A씨는 저축은행 대출을 피플펀드로 대환하면서 이자를 5.86%포인트(p) 아꼈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정교한 CSS는 투자자와 차입자에게 모두 윈-윈(win win)하도록 돕는다”며 “차입자에게는 비은행권 대비 더 낮은 금리 혜택을,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교적 낮은 리스크 부담을 주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8퍼센트 제공

온투업체 8퍼센트 역시 금융과 비금융 데이터를 혼합한 신용평가모델을 도입했다. 8퍼센트는 스마트폰 이용 패턴 등 약 400여개가 넘는 데이터를 대출 심사에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모바일 대출 신청자가 이용한 ▲스마트폰 체류 및 사용 시간대, 위치 정보, ▲ 유의미한 통화 상대 수 ▲계약 진행 단계별 체류 시간 ▲계약 시 클릭의 정확도 등을 이용하고 있다. 가령 새벽 및 심야 시간에 접속하는 이들의 상환율을 통계를 내 이를 활용하는 식이다.

또한 8퍼센트는 주요 사용 시간대와 위치 정보에 따라 회사원과 자영업자를 판단하고 있다. 특정 장소 등에 체류시간이 과도하게 짧거나 길 경우도 평가 요소 중 하나다. 비록 지금은 보조 수단으로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해당 비중이 앞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8퍼센트 관계자는 “지금까지 비금융 데이터가 보조적인 평가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다만, 충분한 데이터가 축적된다면 금리 측정이 정교해져 금융 소외자들도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어니스트펀드의 경우, 금융 데이터와 비금융 데이터를 더한 200여 개 이상의 항목을 활용 중이다. 정식 명칭은 ‘HF CSS 3.0(Honestfund Credit Scoring System 3.0)’이다. 해당 CSS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항목을 분석하는 것이 특징이다.

어니스트펀드가 활용하는 비금융 데이터는 대출 신청자가 재직 중인 회사의 재무정보 및 회사의 건전성 등이다. 그러나 이는 향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구매 이력, 통신사 데이터 등 범위를 넓혀질 예정이다. 통신비 납부 현황 등은 고객의 성실성을 판가름할 수 있는 지표로 쓰인다. 어니스트펀드 관계자는 “HF CSS 3.0을 도입하고 난 후, 대출 신청자에 대한 변별력을 이전 모델 대비 35% 개선할 수 있었다”고 했다.

대출 중개 플랫폼 핀다도 신용평가사와 함께 대안 신용평가모델(ACSS)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신용평가모델과 다른 점이라면 운전 습관, 주행거리 등 다양한 데이터를 포함하는 것이 특징이다. 핀다는 현재 자동차 대출 관련 상품을 준비 중인데, 대출 희망자의 운전 행동 등에 따라 상환율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핀다 관계자는 “최근 대출 사기 등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대출 신청자들을 판별할 수 있는 비금융 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자체 신용평가모델 개발에 대한 투자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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