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감사보고서 고친 상장사 늘었다.."신외감법·코로나19 맞물린 영향"

정정 횟수 전년대비 34% 증가
전체 78%는 재무제표 본문 정정
"잦은 정정은 시장 혼란 줄 수도"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정정한 상장회사 및 횟수가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도 등 신(新)외부감사법이 정착 중인 가운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맞물리며 그 빈도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됐다. 대부분이 재무제표 본문을 정정했는데, 최초 공시 후 정정공시까지 걸리는 기간이 전체 외부감사 대상회사 평균보다 길었다.

감사보고서(연결 포함) 정정 상장회사 수. /금융감독원 제공

2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중 상장회사 감사보고서 정정현황 분석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상장사 2487곳 중 감사보고서를 정정한 상장사는 전년보다 35곳(1.2%포인트·p) 증가한 160곳(6.4%)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 가운데 정정에 나선 건 51곳으로 15.9% 증가했다. 코스닥 상장사와 코넥스 상장사는 각각 34.7% 증가한 101곳, 33.3% 증가한 8곳으로 집계됐다. 전체 외부감사대상 회사의 감사보고서 정정 중 상장사가 차지한 비중은 15.5%로 2.6%p 증가했다.

횟수로 보면 모두 410회로 전년보다 105회(34.4%) 늘었다. 전체 410회를 분석한 결과, 2013~2020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정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는 2019, 2020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정정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2017년 이전 49회, 2017년 30회, 2018년 54회, 2019년 139회, 2020년 138회였다.

대부분은 재무제표 본문을 정정했다. 전체 410회 중 320회(78.0%)는 재무제표 본문을 정정한 경우였다. 정정 내용은 크게 ▲감사보고서 본문 ▲재무제표(본문, 주석) ▲기타사항(내부회계관리제도 검토 (감사) 보고서, 외부감사 실시내용, 기타) 등으로 구분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재무제표 본문 정정 비중은 상장사의 경우 78%로 높은 반면, 비상장사의 경우 40.9%로 상장사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상장사가 비상장사보다 중요 오류 위주로 감사보고서를 정정한 경우가 많았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상장사의 감사보고서가 정정되기까지 걸린 기간은 최초 공시 후 평균 18.5개월로 집계됐다. 한 해 전(18개월)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외부감사 대상회사 전체 평균이 9.5개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긴 편이라는 게 금감원의 분석이다.

지난해 감사보고서 정정 중 감사의견 변경은 총 19건(15사)으로 전년(27건, 20사) 대비 8건(5사)이 감소했다. 이때 감사의견 한정, 의견거절에서 적정으로 변경된 것이 94.7%로 대부분이었다. 적정에서 한정으로 변경된 건은 5.3%였다.

한편, 최근 상장사의 감사보고서 정정 횟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9년 242회였던 정정 횟수는 2020년 305회, 지난해에는 410회로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재무제표 심사제도, 주기적 감사인 지정 등 회계개혁 방안의 안정적 정착에 주로 기인하나, 코로나19 상황이 회사의 재무제표 결산업무 수행에 일부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무제표의 빈번한 정정 및 감사의견 변경은 전임 감사인과의 마찰 및 회사의 재감사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잦은 정정으로 시장 혼란을 야기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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