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휘발윳값 3개월 만에 L당 1910원대..소비자들 '반색'
1300원대 달러환율에 불안한 국제정세 "언제 또 오를지"
멈출 줄 모르고 고공행진하던 기름값이 3주 연속 하락하며 소비자들이 모처럼 반색이다.
미미한 수준이지만 국제유가 하락과 지난 1일부터 유류세 인하폭이 30%에서 37%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다만,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하는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3~4년전 1300~1400원대 가격에 비해선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2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적용된 유류세 인하 효과는 L당 휘발유 57원, 경유 38원이다.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25일 기준 대전지역 휘발유 가격은 L당 1910원을 기록했다.
유류세 추가 인하 적용 전날인 6월30일 2144원이던 대전지역 휘발유 가격은 Δ1일 2127원 Δ2일 2121원 Δ3일 2120원 Δ4일 2118원 등 하루 단위로 불과 1~2원씩 내려가는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후 Δ7일 2100원 Δ16일 2005원 Δ18일 1991원 Δ21일 1956원 Δ25일 1910원 등 연일 20~30원씩 내리면서 유류세 인하 효과가 본격 발휘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대전 시내에도 L당 1800원대 주유소가 점차 늘고 있다.
하지만, 경유가격은 25일 기준 L당 2009원으로 여전히 휘발유 가격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유가격은 유류세 추가 인하 전날인 지난달 30일 2175원이던 기록한 이후 Δ1일 2162원 Δ4일 2156원 Δ13일 2106원 Δ25일 2009원 등 내림 폭이 크지 않았다.
이같은 휘발유·경유 가격 내림세는 유류세 추가 인하와 더불어 국제유가가 소폭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 휘발유(92RON) 가격은 지난달 25일 배럴당 153.53달러에서 25일 기준 106.55달러로 46.98달러 떨어졌다.
국제 경유가(0.001%)도 지난달 25일 배럴당 186.08달러에서 25일 기준 136.52달러로 49.56달러 내렸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감이 커지면서 석유 제품 수요 위축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같은 내림세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여전히 1900원대의 휘발유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50대 직장인 A씨는 “유류비가 예전의 두 배가 든다. 다른 물가도 다 올라 생활 자체가 돈을 물 쓰듯 쓰는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것이 더 불안하다”라며 정부의 실질적인 대응책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실제, 최근 2년간 대전지역 휘발유 가격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4월 1279원→2021년 1월 1440원→2021년 3월 1508원→2021년 7월 1628원→2021년 10월 1718원으로 꾸준히 상승하다가 유류세 인하 영향으로 2022년 1월 1630원으로 잠시 하락했다.
이어, 2월 1668원→3월 1951원→4월 2008원→5월 1955원→6월 2139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1200원대였던 2020년 4월 이후 2년 6개월만에 무려 59.7%가 오른 ‘금(金)유’ 반열에 합류했다.
특히, 대형 화물차, 택배업 종사자들은 경유가격 고가행진에 대한 근본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입제 화물운송업에 종사하고 있는 50대 B씨는 “운임비는 고정돼 있는데 유류비는 1년 전 대비 배 가까이 늘었다. 일해도 남는 것이 없다”라며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되면 결국 택배비 등 물류비 인상이 불가피하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경유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비싼 가장 큰 원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책임으로 유럽이 러시아산 경유 수입을 중단하거나 줄이는 대신 다른 지역으로 공급처를 찾으면서 글로벌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휘발유 가격을 넘어섰다.
이와 관련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가 어느정도 부담은 줄였지만 대외적인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 대표적인 예가 1300원대로 상승한 원-달러 환율”이라며 “러-우 전쟁 등 국제정세가 안정되기 전까지는 고유가 상황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km503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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