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가입자 3000만명 '적신호'.. 품질 논란에 알뜰폰 LTE 가입자 늘어
작년 1월 월 100만명 증가..올해 초 반 토막 수준
알뜰폰 중심 LTE 가입자 성장 여파
5G 품질 논란에 중간요금제 도입도 '악영향'
올해 국내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수 3000만명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지난해까지 월 최대 100만명 이상까지 늘어났던 가입자 수가 올해 들어 반 토막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면서다. 이는 상용화 이후부터 지속한 5G 품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5G 요금제가 고가(高價)로 설계돼 알뜰폰으로 눈을 돌리는 가입자가 늘고 있다는 점 역시 5G 가입자 수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정부가 민생 안정 대책 중 하나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5G 중간요금제’ 역시 기존 가입자 눈높이에 맞지 않아 당분간 5G 가입자 수의 급격한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 5G 가입자 증가세 ‘둔화’ 연내 3000만명 안갯속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국내 5G 가입자 수는 총 2404만263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과 비교해 57만1513명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5G 상용화 2년 7개월 만에 가입자 수 2000만명을 넘어선 이후 매월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5G 가입자 수 성장세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둔화했다. 5월까지 월별 5G 가입자 수는 평균 62만명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약 80만명보다 적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1월 전월과 비교해 101만명 이상 늘어났었는데, 올해 1월의 경우 65만명 규모에 그쳤다. 올해 4월부터는 50만명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5G 가입자 수 성장세가 둔화한 배경은 4세대 이동통신(LTE)을 중심으로 가입자를 가파르게 늘리는 알뜰폰 성장에 따른 것이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전월과 비교해 31만명 줄어들었던 LTE 가입자 수는 5월 들어 감소 폭이 15만명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4월의 경우 오히려 3만9493명 늘기도 했다.
이동통신 3사의 LTE 가입자 수는 지속해서 감소인 반면, 알뜰폰 가입자 수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여파다. 올해 5월만 봐도 SK텔레콤의 LTE 가입자 수는 전월보다 17만명 이상이 감소했고, KT와 LG유플러스도 각각 15만명, 4만명씩 줄었다. 반면 알뜰폰 가입자 수는 21만명 늘어나 LTE 기준 국내 알뜰폰 가입자 수는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사실상 ‘포화 상태’로, 새로운 세대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이전 세대 가입자를 끌어모아야 한다. 과거 2G를 비롯해 3G, LTE, 5G에 이르기까지 올해 5월 기준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총 7475만명에 달한다. 이 중 LTE 가입자 수는 4738만9108명이다.
애초 통신업계는 올해 5G 상용화 4년을 맞아 국내 가입자 수가 3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해왔지만, 현 추세라면 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5G ‘고질병’ 통신 품질 논란 지속
5G가 기존 세대 이동통신 가입자를 흡수하지 못하는 배경으로는 2019년 상용화 이후 지속해서 시달리는 품질 논란도 한몫한다. 정부와 이동통신사들은 5G가 기존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강조해왔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지국 수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존 LTE 서비스를 이용해도 불편하지 않다는 인식 역시 5G 가입자 수 성장세가 둔화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해마다 이동통신사들은 설비투자를 통해 품질을 개선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설비투자 규모는 전년보다 줄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 수준 이상의 설비투자를 약속한 상태지만, 설비투자 용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이동통신사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는 와중에 이들이 준비 중인 ‘5G 중간요금제’ 출시는 여론에 기름을 끼얹었다. SK텔레콤이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해당 요금제는 기존 월 10GB(기가바이트)와 100GB를 제공하는 양분화된 요금제 내 중간 구간을 도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인 24GB가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범석 참여연대 통신비분과장(변호사)은 “이동통신사의 5G 중간요금제는 정부의 정책에 맞춰 내놓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라며 “이제는 설비에 투자한 금액을 회수한 시점이 됐기 때문에 5G 요금제 자체를 개편해야 할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29일 이전까지 SK텔레콤이 제출한 5G 중간요금제에 대해 ‘허가’ 또는 ‘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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